무의미한 연명치료

현대 의학은 눈부실 정도로 발전을 해서 폐가 기능을 안 해도 인공호흡기로 연명이 가능하고 콩팥이 기능을 안 해도 생명유지가 가능하다. 심지어 일부 경우에서는 뇌가 기능을 안 해도 생명 연장이 가능하다. 인간으로서 생각하고 느끼고 말하는 그런 기능이 모두 없어도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능한 채 살아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인간으로써 의식은 없는데, 단지 심장이 뛰고 숨이 쉬어진다고 해서 살아있는 것일까? 암 환자분이 임종 직전에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잃고 단지 심장이 뛰고 호흡이 되는 육신으로 남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과거에는 인공영양, 인공호흡기사용, 심폐소생술, 투석 등 생명연장기술은 말기상태에 있는 환자들에게 행해져야 할 중요한 의료기술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존엄하고 인간다운 죽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생명연장기술이 정말 환자 본인을 위한 것이냐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죽음의 과정에 있는 말기 환자에게 이러한 생명유지장치는 오히려 환자의 고통을 연장할 뿐이며 가족들에게도 부담만을 가중시킬 뿐이기 때문에 비인간적라는 윤리적인 문제가 지적되었다.

지나친 검사와 치료가 죽어가는 환자의 죽음을 역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순간을 잠시 연기시킬 뿐이며 오히려 환자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것이다. 생명연장기술을 이용한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아래의 이유에서 문제점을 갖는다.

1) 인간답고 존엄한 임종을 방해

연명치료는 환자 본인에게 의미 있고 소중한 삶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시간만을 연장함으로써 환자분이 편안하고 인간다운 존엄한 임종을 맞이하는 것을 방해한다. 연명치료를 통해 연장되는 삶이 과연 환자분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시간인가를 생각해 보면 불필요한 연명치료가 과연 환자를 위하는 길인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2) 의료자원의 낭비

보호자들 입장에서는 조금 생소해 보일 수 있지만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의료자원의 낭비를 초래한다. 의료자원은 무제한 적으로 있는 것은 아니다. 회생가능성이 없는 말기 암환자가 인공호흡기를 단 채 중환자실에 있다면, 이는 회생 가능한 다른 환자 한 명이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사회적으로도 말기 암환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가 계속된다면 보험 재정에 과도한 부담이 된다. 게다가 생명연장기술은 남겨지는 가족들에게 큰 경제적 짐을 안겨준다.

환자 본인 스스로와 보호자들은 이런 연명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느 정도 선까지 받을 것인지 한번쯤 미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