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는 유방암에 잘 걸리는가

 

 며칠 전 KBS TV 인간극장에 유방암에 걸린 김영은(35)씨의 사연이 나와서 마음 아프게 보았다. 영은씨는 임신기 유방암을 진단 받은 환자였다. 임신 중에는 몰랐지만, 그녀의 배속에서는 아이가 자라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가슴 속에서는 암덩어리가 자라고 있었다. 예쁜 딸아이를 출산한 후 가슴의 암덩어리가 14cm 가 되고 나서야, 그녀는 청천벽력처럼 유방암을 진단 받았고, 이미 척추뼈 골반뼈 등 여러 곳에 암이 퍼진 후였다.

두살짜리 딸아이를 두고 유방암 4기를 진단 받은 것도 가슴 아픈 일인데, 하필이면 척추뼈에 전이가 되어 있어 딸아이를 마음껏 안아주지도 못한다고 한다. 척추뼈에 전이가 있을 때에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과격한 활동을 할 경우 척추뼈가 주저 앉게 되고, 그렇게 되면 몸을 가누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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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임신중 또는 출산 후 1년 이내에 진단되는 유방암을 임신기 유방암이라고 하는데, 드물긴 하지만, 임상에서는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임신 중 유방은 생리적 변화로 인해 크기가 커지고, 단단해진다. 그러다 보니 암 덩어리가 생겨도 자가 검진을 통해 덩어리가 생겼는지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게 된다.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해 유선들도 함께 증식하기 때문에 암덩어리가 유방의 주변 조직과 구분이 잘 안된다. 게다가 출산 후 수유를 하게 되면 젖몸살과도 구분이 안 가기 때문에 진단하기가 더욱 어렵다. 실제로 임신기 유방암 환자들은 젖몸살인줄로만 알고 마사지를 받으며 지내다가 암덩어리가 참외만큼 커지거나, 뼈나 간, 폐 등 다른 장기에 전이된 후에야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유방암을 진단하려면 여러 검사를 해야 하는데, 임신 도중 방사선 노출은 태아에게 안 좋기 때문에 산모들은 유방촬영술을 기피한다. 이런 이유들로 임신기 유방암의 진단은 늦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임신기 유방암은 다른 유방암보다 예후가 더 나쁘다. 임신기 유방암 자체가 암이 독해서 예후가 나쁜 것인지, 임신기에 마땅히 치료하기가 어려워서 나쁜 것인지, 아니면 임신기 유방암이 대부분 늦은 시기에 진단되기에 예후가 나쁜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임신기 유방암이 갖게 되는 또 다른 문제는 임신 중절의 문제이다. 산달이 가까워서 진단되는 경우는 조기에 제왕절개를 하고, 엄마의 유방암 치료로 들어가지만, 산달을 한참 남겨두고 있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임신 첫 삼분기에 진단이 되면, 항암치료에 따른 태아의 위험도 생각해야 하고, 그렇다고 아이를 낳고 난 후까지 치료를 미룰 수도 없기 때문에 결정이 힘들다. 엄마의 암치료를 위해 아이를 희생할 수도 아이의 생명을 위해 엄마의 생명을 희생할 수도 없는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다행히 전이가 안된 초기 상태라면, 임신 중이라도 수술로서 유방암을 제거한 후 보조항암치료는 출산 이후에 할 수 있다.

 

 그래서 임신 도중에도 적극적인 자기 검진이 필요하고, 유방암이 의심된다면 유방 초음파 검사나 조직검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Posted by 김범석 bhum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