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생명연장과 삶의 질 향상

완치를 바라보는 시기가 지났다면 암치료의 목적은 생명연장과 삶의 질 향상이 된다. 생명연장은 말 그대로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오래 살게 해드리는 것이고, 삶의 질 향상이란 환자분을 편안하게 해드린다는 의미이다.

암을 진단 받았는데 완치를 바라보는 시기가 지났다면, 환자와 보호자 분들은 실망한 나머지 생명연장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생각하기도 한다. 실망한 나머지 모든 치료를 포기하고 고향에 모시고 가서 맛있는 것을 원 없이 잡수시게 하겠다는 보호자도 있다. 어차피 얼마 더 사시지도 못할 거면 항암치료를 해서 고통만 주는 일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의사들은 그런 것을 몰라서 무작정 치료를 권한단 말인가? 간단히 말해서 진행된 시기라고 하더라도 분명 치료를 통해 얻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항암치료를 통해 생명연장을 할 수 있다. 항암치료를 해서 3개월 동안 암세포가 커지지 않고 조절된다면 정해진 시간보다 3개월을 더 사는 것이다. 항암치료를 해서 6개월동안 암세포가 조절된다면 정해진 시간보다 6개월을 더 사는 것이다. 항암치료를 통해 다만 몇 개월이라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몇 개월이라는 숫자를 현대의학이 보여주는 한계라고 비웃으면서 의미 없는 숫자로 치부해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단 한 달이 연장된다고 하더라도 일반인의 한 달과 암환자의 한 달은 절대 같은 한 달이 될 수 없다. 일반인들은 남은 생이 수 십년 될지 몰라도 암환자에게는 남은 생이 몇 달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몇 달은 일반인의 수 십년 만큼이나 소중하다. 게다가 암에 따라서는 몇 개월이 아닌 몇 년씩 연장되기도 한다. 유방암의 경우 여기 저기 전이된 4기에 진단 되더라도 항암치료를 통해 평균 3년 가량 더 사신다.

그리고 항암치료를 통해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 삶의 질이라는 것은 환자를 편안하게 해드리는 일이다. 암 덩어리가 커지면 암 덩어리 자체로 인해 증상이 생긴다. 통증이 생기는 것은 물론 암 덩어리가 기도를 눌러 숨이차고, 식도를 막아 못먹고, 암에서 피가 나면서 출혈이 되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항암치료를 통해 암 덩어리를 완전히 뿌리 뽑진 못해도, 암 덩어리가 더 자라지 않도록 유지만 시켜주어도 암으로 인한 증상은 막을 수 있다. 물론 언젠가는 나빠지고 증상이 생기겠지만, 항암치료를 통해 다만 몇 개월이라도 증상 없이 편안하게 해드릴 수 있다.

물론 췌장암이나 간암처럼 원래 항암치료에 잘 안 듣는 암에서는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는다. 또 임종이 가까워지고 운동수행능력이 떨어지는 시점에서도 항암치료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기 때문에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항암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항암치료를 통해서 생명연장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볼 수 있다. 뒤에서 다시 나오겠지만 이런 목적으로 시행되는 항암치료를 고식적 항암치료라고 한다.

다만 이런 경우 의사는 완치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데, 환자와 보호자는 완치만을 목적으로 여기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치료를 하면 좋아지실까요?”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항암치료를 시작합시다.”

이렇게 항암치료를 시작하였다가 나중에 병이 나빠지면

선생님께서 항암치료를 하면 암을 고칠 수 있다고 하셨쟎아요. 그런데 이게 뭔가요.”

이런 원망 어린 대답을 듣곤 한다. 항암치료를 하면 좋아진다는 말을 보호자는 완치 된다는 말로 이해한 것이다.

항암치료의 목적이 완치인지 아니면 완치가 아닌 생명연장 및 삶의 질 향상인지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완치

암을 치료해서 암이 완전히 없어지고 5년 이상 생존하는 것

조절

완치는 안되지만 암이 더 커지지 않도록 하며 전이되는 것을 막음

생명연장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게 해드리는 것

삶의 질 향상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

암으로 인한 증상으로 고통받지 않게 해드리는 것

<- 항암치료의 목적에 대한 용어 설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