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적인 존재

가끔 신문 기사에 흉악범들의 범죄가 보도되면서 사회에 암적인 존재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뿌리 뽑히지도 않으면서 주변에 피해를 많이 주는 고약한 존재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 표현은 아주 잘못된 표현이다.

암은 나을 수 있다. 암의 완치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2006년 통계를 보면 암환자의 5년 생존률이 45%이다. 즉 절반 정도의 환자들이 암으로부터 완치 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고혈압이나 당뇨, 간경화 같은 병은 완치 되지 않는다. 그저 가지고 살면서 약으로 조절하는 병이고, 오래되면 100% 합병증을 초래한다. 혈압이 높으면 혈압약 먹으면서 혈압을 떨어뜨리고, 혈당이 높으면 당뇨약 먹으면서 혈당을 떨어뜨리며 지내지만 잘 조절 안되면 언젠가는 분명히 합병증이 온다. 당장 죽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고혈압, 당뇨, 간경화의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이들에 비하면 암을 절반 가량 완치 될 수도 있으니 얼마나 착한가. 오히려 고혈압, 당뇨 간경화야 말로 뿌리 뽑히지도 않으면서 주변에 피해를 많이 주는 고약한 존재 아니겠는가.

게다가 새로운 항암제들이 나오고 좋은 치료법들이 개발 되면서 이제 암은 더 이상 걸리면 무조건 죽는 병이 아니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가지고 살면서 지내는 만성병으로 바뀌고 있다. 예전에야 암선고는 사형선고였지만, 요즘에는 꼭 그렇지 않다. 막연히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혈압이 높으면 혈압약 먹으면서 지내듯이 암덩어리가 있으면 항암제 주사 맞고 암세포를 줄이면서 혹은 더 못 자라게 유지하면서 지내는 것이다. 이제는 점점 암도 당뇨, 고혈압 같은 만성병의 일환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면서 암적인 존재라는 표현은 이제 틀린 표현이 되어버렸다. 대신 당뇨적인 존재’, ‘고혈압적인 존재’, ’간경화 같은 존재라는 표현을 써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