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게 죽고 싶다

그는 70세의 폐암 환자였다. 진단 받을 때부터 간과 뼈에 커다란 전이가 있었다. 전이가 있는 4기이기 때문에 수술은 불가능했고, 완치를 바라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환자 본인과 가족들은 환자분의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였고, 생명연장과 증상완화의 목적으로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평생 교직에 있었다는 환자분은 항암치료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고, 의료진에 매우 협조적이었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항암치료는 비교적 잘 견뎠다. 항암치료 시작 후 줄어들기 시작했던 암 덩어리는 항암제에 금새 내성이 생겨서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이후 두번째 항암제로 바꾸었으나 그마저도 잘 듣지 않았다. 응급실을 통해 입원 했던 것은 세번째 항암제를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그는 숨이 차서 응급실로 왔고, 가슴 X-ray에는 양쪽 폐에 떡하니 폐렴 소견이 자리잡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생기는 세균성 폐렴과는 완연히 다른 양상이었고, 젬자라는 항암제로 인해 생긴 약인성폐렴이 의심되었다.

환자의 호흡수는 40회가 넘었고, 산소를 최대한으로 공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소 수치는 70%를 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환자의 의식은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지금 당장 인공호흡기를 달지 않으면 숨을 쉬지 못해 몇시간 안에 돌아가실 것이 뻔했다. 가족들을 불러모아 상황을 설명 드렸다.


 상황이 매우 안 좋은데요, 중환자실 갈지 말지를 지금 정해야 할 것 같아요. 환자분은 워낙 폐암이 있었던 데다가 지금 양쪽 폐에 폐렴이 오면서 갑자기 호흡곤란이 생겼어요. 문제는 폐가 기능을 못해 산소교환이 안 되는 점이에요. 사람이 숨을 못 쉬면 바로 죽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인공호흡기를 달지 못하면 오늘을 못 넘기고 돌아가실 것 같아요. 그런데, 인공호흡기를 단다고 해서 이번 고비를 넘길 수 있다고 장담하진 못해요. 또 설령 이번 고비를 넘긴다고 하더라도 이미 암이 진행된 상태여서 얼마나 더 사실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어요. 그간 환자분이 항암치료에 잘 듣지 않았던 편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래요. 여기에서부터는 정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가족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듣고, 중환자실 갈지 말지를 정했으면 합니다.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치료를 받았던 보호자들은 망연자실했고,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냐며 따지는 보호자도 있었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며 나에게 되묻는 보호자도 있었다. 환자에 대해 유난히 극진했던 보호자들은 결국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다 해달라며 중환자실 행을 택했다.

 그 길로 환자분은 인공호흡기를 단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온갖 항생제와 약병들이 주렁주렁 매달렸음에도 불구하고, 폐렴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인공호흡기를 매달고 2주가 지나자 기관절제술을 받아야 했고, 인공호흡기로 인한 새로운 폐렴도 생겼으며, 콧줄에서는 간간히 위장출혈 소견을 보이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말 한마디 못하고 의식 없이 누워있는 환자분에게 면회를 와서 조용히 울다 가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급기야 심장 정지가 왔고 1시간이 넘는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환자분은 돌아가셨다. 인공호흡기로 인해 목에는 구멍이 뚫리고, 팔다리에는 정맥주사 자국이 낭자하고, 심폐소생술하며 갈비뼈는 죄다 부러지고 나서야, 비로소 환자분은 임종을 맞이 할 수 있었다. 그것도 가족들이 지켜보지도 못하는 가운데서 


 지금의 시점에서 되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그때 중환자실에 가도록 한 결정이 잘 한 결정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응급실에 왔었을 때 그때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하도록 해드렸어야 하는 것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머리 속에 계속 맴돌았다. 만일 사후세계라는 것이 있어서 그 환자분의 영혼을 만날 수 있었다면, 아마도 고맙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을 것 같다.

 

중환자실에서 있었던 2주가 넘는 시간들. 누구를 위한 생명 연장이었으며, 그렇게 해서 연장된 시간이 과연 환자분과 가족들에게 도대체 어떤 의미였던가.

그것이 환자분에게 어떤 고통을 초래하는 지와 상관 없이 어떠한 치료라도 다 하는 것이 자식 된 도리라는 가족의 시각. 그리고 죽음을 치료의 실패로 바라보는 의료진의 시각. 여기에 할 만큼 해놔야 나중에 소송 걸리지 않는다는 방어진료와 죽은 자는 말이 없고 나중에 환자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은 보호자들이라는 ‘진료 편의주의’. 이런 것들이 맞물리며,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해야 할 환자분들이 고통 속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병원에서는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들을 놓고 비슷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점은 그렇게 환자 본인의 생사를 다루는데, 정작 환자 본인의 의지는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생명을 연장해 보겠다는데, 막상 그 사람은 연장되는 본인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는 왜 고민하지 않고 있을까? 의료진이나 보호자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 환자 분들에게 생명연장이라는 포장에 쌓여진 고통만 드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Posted by 김범석 bhumsuk

아파트 대신 암 덩어리를 분양하는 은행

한겨레 | 입력 2009.05.25 17:10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인천

 

[한겨레] 과학향기

돈보다 사람의 몸을 좋아하는 은행이 있다. 건강한 사람, 질병에 걸린 사람, 남자, 여자 등 사람의 조건을 가리지 않는다. 혹시 셰익스피어가 쓴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샤일록과 같은 인물이 은행장인 것일까? 그렇지 않다.

본점은 물론 지점까지 갖춘 은행이지만 돈을 빌리거나 예금할 수는 없다. 대신 사람 몸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기증받아 보관하고 이를 분양한다. 은행에 따라 취급 대상에 다소 차이가 있는데 태워서 없앨 암 조직만 주로 취급하는 은행도 있다. 은행 지하에는 돈이나 귀금속을 보관하는 금고 대신 은색 탱크 수십 개가 놓여 있다. 액체질소를 이용해 영하 195도를 유지하는 이 탱크는 각종 인체조직을 보관하는 인체금고다.

이 같이 인체조직을 관리하는 기관을 미국에서는 '바이오뱅크'라고 부른다. 국내에서는 '인체유래검체은행' '인체유래자원은행' '조직은행' '종양은행' 등으로 부른다. 우리나라는 질병관리본부보건복지가족부의 지원을 받는 12개의 병원과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는 5개의 병원이 매년 수억 원의 비용을 들여 인체유래자원(검체)을 관리하고 있다.

인체자원 중앙은행으로 지정된 서울 은평구 질병관리본부는 인간의 혈액을 백혈구세포, 혈장, 혈청, 혈구, 유전자샘플 등으로 분리해 보관하고 있다. 액체질소탱크 69대와 영하 70도로 유지되는 초저온 냉동고 79대를 보유하고 있어 혈액자원 보관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그런데 왜 태워서 사라질 인체조직을 보관하는데 수억 원의 비용을 들여가며 관리하는 것일까. 지난달 말부터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인플루엔자A(H1N1)를 예로 들어보자. 신종플루 백신을 만들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바이러스다. 바이러스가 있어야 바이러스를 분석하고 연구해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 신종플루가 새롭게 변할 경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변종에 대한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이처럼 과학자들이 특정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법이나 신약 개발을 하려면 해당 질병 정보가 필요하다. 즉 암 유전자를 찾아내려면 암에 걸린 인체조직이 있어야 이를 연구할 수 있는 것이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국립암센터는 10년 동안 모은 1만여 개의 인체조직 샘플을 지난해부터 전국에 있는 의사와 과학자에게 분양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조직을 건네받아 단백질, 유전자 등을 추출해 연구 자료로 활용한다. 인체 질병이나 유전자 연구는 인체조직을 몇 개나 사용했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인체 자원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

최근 인종이나 민족 간에도 유전체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즉 일본이나 미국의 연구 결과를 한국인에게 바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한국인에 맞는 인체조직을 따로 연구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인간을 괴롭히고 심하면 죽음으로 몰고 가는 질병과 암 덩어리가 보물로 변신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국립암센터에서는 매년 6,000여 건의 수술이 이뤄지고 이때 다양한 암 덩어리가 발생한다. 이 암덩어리들이 암센터 건물 4층에 있는 '육안검사실'을 거치면서 귀중한 생물자원으로 바뀐다.

우선 환자가 몸에서 떼어낸 조직을 연구재료로 써도 좋다는 '동의서'에 사인을 하고 수술에 들어간다. 의사는 환자의 몸에서 암세포가 퍼진 조직을 수cm에서 수십cm의 크기로 잘라낸다. 이렇게 자른 조직을 육안검사실로 보내면 병리의사는 암이 발생한 부위를 살핀다. 이때 암 조직이 보관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병리의사는 즉시 냉동 처리를 지시한다.

그러면 담당 연구원이 동결용 기구인 작은 시험관에 암 조직을 잘라 넣고 동결시킨다. 이때 암세포와 비교하기 위한 정상조직을 잘라내 다른 시험관에 넣고, 혈액 샘플 등을 만들다보면 20여 개의 시험관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든 시험관에는 암 종류에 따른 코드가 부여된다. 예를 들어 09_위암1, 09_폐암1과 같은 식이다. 코드를 부여한 시험관은 보관용 금속상자에 모아 지하로 이동한다. 그리고 금속상자 전용 도르래를 타고 영하 195도로 유지되는 은색 액체질소 탱크에 넣어져 보관된다.

국내 과학자와 의사는 이렇게 모은 인체조직을 분양받아 연구해 치료법과 신약을 개발한다. 수술로 잘려진 암 조직은 보통 태워 사라지는데 이것이 생명을 살리는 재료로 변신하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인체조직 기증 동의서 작성 비율이 낮다고 한다.

인체조직을 기증하면 환자 자신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맞춤의학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당시에 없던 약이나 치료법이 새로 개발될 수 있어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보관함으로써 미래에 치료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가족 전체가 비슷한 질병을 앓는 경우에는 한 사람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 이런 사례가 종종 나타난다. 일례로 수년 전에 폐암으로 절제수술을 한 여성 환자가 최근에 병원을 다시 찾았다가 맞춤의학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이 환자는 검체동의서에 서명한 덕분에 병원에 보관돼 있던 소량의 암 조직을 활용해 유전자돌연변이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 것이 발견돼 특효 항암제인 '이레사'를 처방 받을 수 있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은 수술 후 조직을 남긴다. 암이나 질병에 걸리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지만 이를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은행에 쌓인 돈이 경제생활을 부유하게 하듯이 바이오뱅크에 쌓인 인체 조직은 인류의 생명과 삶을 훨씬 더 윤택하게 만들 것이다.

글 :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과학전문기자

과학향기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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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범석 bhumsuk

환자 뜻이 가장 중요… 가족·의사 결정만으론 치료중단 못한다

연명치료 중단 절차 등 구체적 기준 마련해야

대법원이 존엄사를 인정한 것은 의학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환자에게 무의미한 치료를 계속하는 것보다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길이라는 취지다. '사람답게 살 권리' 못지않게 '사람답게 죽을 권리'도 중요하다고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은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를 퇴원시켜달라는 가족들의 요구를 들어줬다가 환자를 사망하게 한 혐의(살인방조)를 받은 의사 2명에게 지난 2004년 유죄를 선고한 이후, 5년 만에 연명치료 중단이 가능하다며 다소 전향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존엄사가 의료계 일부에서 오래전부터 사실상 묵인돼왔다는 현실과, 2002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존엄사를 인정하는 서구 국가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추세도 반영한 판결이라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품위 있게 죽을 권리 인정… 기준은 까다롭게

대법원은 다만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분명한 기준을 제시, 존엄사가 남발될 수 없도록 했다. 대법원은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행위를 중단할 것인지 여부는 생명권 존중의 헌법이념과 사회상규에 비추어 극히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고 정한 기준은 두 가지다.

첫째,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있는 환자에 국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환자의 의식이 회복 가능성이 없고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생체기능의 상실을 회복할 수 없으며 ▲환자의 신체상태에 비추어 짧은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이 명백한 경우에만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있는 환자로 볼 수 있다고 규정했다. 전문 의료진이 세 가지에 모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해당 환자가 연명치료를 중단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것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뜻에 의해 존엄사가 남발되면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해석에 따라 가족이나 의료진의 의사로 치료가 중단돼선 안 된다고 못박은 것이다.

아직 기준이 모호… 구체적인 입법 필요

이번 대법원 판결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비중을 둔 판결로, 이미 식물인간이 된 환자 김모(여·76)씨가 과연 치료 중단을 원했는지가 가장 큰 쟁점이었다.

김씨 가족측 신현호 변호사도 "대법원이 (김씨의 의사에 대한) 주변정황이 갖는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해준 결과 나온 판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가 인공호흡기를 떼어내고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는지를 명확하게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앞으로 또 다른 존엄사 판단에서 환자의 의사를 두고 첨예한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일단 "환자가 사전의료지시서 등 미리 문건으로 (치료 중단) 의사를 밝힐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평소의 가치관·신념으로 비춰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로 남게 될 김씨의 경우 일상대화에서 "나는 저렇게까지 남에게 누를 끼치며 살고 싶지 않고 깨끗이 떠나고 싶다"고 말해온 점이 인정됐다. 하지만 평소 연명치료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젊은 사람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식물인간이 됐다면 당사자가 연명치료를 계속 받겠다는 건지, 아니면 중단하겠다는 건지 의사를 알 길이 없다. 평소에 존엄사 의사가 있었더라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이후에도 계속 존엄사를 원하는지도 판단이 어려운 영역에 있다.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들어선 경우'도 의견이 엇갈릴 소지가 없지는 않다.

다수 대법관이 정한 존엄사 기준에 반대한 이홍훈·김능환 대법관은 "김씨의 경우를 볼 때 아직도 기대여명이 4개월 이상으로 판정되는 등 상당수 환자의 경우에 돌이킬 수 없는 사망상태라고 단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절차와 기준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하루빨리 존엄사의 세부기준을 규정한 입법(立法)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직 존엄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점과 종교계를 중심으로 존엄사 허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점도 풀어내야 할 숙제다.

기사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5/22/2009052200107.html


Posted by 김범석 bhumsuk

'아름다운 마무리' 이렇게
임종통증 90% 줄일수 있어 '편한 죽음' 호스피스 도움을

누구나 '인간답고 품위 있는 죽음'을 바란다.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는 21일 대법원 판결로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하자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품위 있게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해 준비할 것들은 무엇일까.

죽음의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려면?

김수환 추기경은 의식을 잃기 전 의료진에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선종(善終)했다. 아직 법적 뒷받침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사전 의료지시서(advance directives)'를 작성해 미리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품위 있는 임종'에 임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이 암 환자 298명을 사망시까지 추적한 결과, 무의미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겠다고 동의한 경우는 11.7%에 불과했다.

사전 의료지시서에선 본인이 원하는 치료와 원하지 않는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항생제 사용, 혈액 투석, 영양공급 등이 선택사항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는 반드시 환자 본인이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는 인공호흡기·심폐소생술뿐 아니라 수혈, 수액·영양제 공급, 투석 등 '포괄적 연명치료'까지 사전에 환자가 결정하게 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기획조정실장은 "사전 의사 결정이 반드시 연명치료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1% 확률만 있어도 최선을 다해 달라는 환자의 요구도 존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가 지난해 9월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전 의사결정서'를 언제 작성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질병이 생겼을 때'가 33.3%로 가장 많았고, '말기 진단시'가 31.1%, '건강할 때'가 26.1%였다. 의사들은 "건강할 때 작성해 놓으면 좋겠지만,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말기 진단을 받았을 때는 꼭 사전 의사결정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통 없이 죽음을 맞으려면?

죽음이 임박했을 때 환자와 가족들이 두려움을 갖는 것 중 하나가 환자의 극심한 통증이다. 그러나 의사들은 의료 기술과 의약품의 발달로 중독 등 부작용 없이 고통을 90%까지 줄여 임종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의사와 통증과 증상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지속적으로 갖는 것이다. 고려대구로병원 최윤선 교수는 "통증을 참는 것이 미덕이 아니다. 환자가 의사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영호 실장은 "의료진이 가족보다 환자 본인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사에게 통증을 얘기하면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절한 진통제를 선택해준다. 의료계는 2003년 암환자 통증 해결을 위해 '암 통증 관리지침'을 개발했고, 정부는 마약성 진통제 처방의 보험적용 제한도 풀었다.

호스피스 의료기관 이용하려면?

호스피스 의료기관은 더 이상 치료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이 편하게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토털케어를 제공하는 곳이다.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질병이 점차 진행돼 수개월 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는 호스피스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의사들은 호스피스 의료기관을 이용하면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줄이고 삶과 죽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호스피스 병상을 갖춘 전국 78개 의료기관 중 일정한 기준을 충족한 34개 의료기관을 지정해 놓고 있다.

최윤선 교수는 "돈이 없어 호스피스 서비스를 못 받는 사람이 없도록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현재 의료체계에서 호스피스 의료기관을 운영할 경우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의료 수가(酬價)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죽음 준비교육 받으려면?

상당수 노인복지관과 단체에서 차분히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죽음 준비교육'을 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문의와 교육 접수 신청도 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인생 되돌아보기, 죽음의 의미 이해, 죽음을 위한 준비, 직접 유언장이나 자서전 써보기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동작노인종합복지관, 노원노인종합복지관, 각당복지재단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 아름다운재단 등에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진탁 한림대 생사학연구소장은 "죽음 준비교육을 받으면 죽음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삶을 보다 의미 있고 보람 있게 영위할 수 있고, 죽음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5/22/2009052200096.html



Posted by 김범석 bhumsuk

뇌사-식물인간, 존엄사-안락사 차이는

연합뉴스 | 입력 2009.05.21 14:52 | 수정 2009.05.21 14:55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대법원이 21일 식물인간 상태로 진단된 환자의 존엄사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존엄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판결은 존엄사와 관련해 아무런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가 존엄사를 원했을 것으로 추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존엄사의 인정 범위를 식물인간 상태에서 연명치료 효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에 한정한 만큼 안락사 등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는 "이번 판결은 사고 발생 시점보다 현재 시점에서 봤을 때 환자에게 연명치료를 해도 회복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남성모병원 완화의학과 염창환 교수는 "존엄사와 안락사는 개념이 전혀 다르다"면서 "존엄사는 환자와 가족을 위해서도 도입되어야 할 제도로 인위적인 기계호흡을 통해 무작정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병원, 환자,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존엄사 판결을 계기로 뇌사와 식물인간, 존엄사와 안락사 등의 차이점을 알기 쉽게 정리해 본다.


◇ 뇌사 = 뇌사는 뇌의 활동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정지된 상태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생명을 을 주관하는 뇌간(숨골)의 기능이 정지됐고 이로 인해 모든 반사작용이 없거나 무호흡 증상이 모두 확인될 때 뇌사로 진단한다.


◇ 식물인간 = 식물인간 상태는 심장과 폐 기능이 작동을 멈춰 심한 저산소성 뇌손상을 받은 환자들이 깊은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지속적으로 생존하는 경우를 말한다.

식물인간은 뇌 중에서 대뇌의 전반적인 손상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뇌사와 다르다. 반면 뇌사는 대뇌를 포함한 뇌간(숨골)이 손상을 받아서 발생한다.

따라서 식물인간 상태에 놓인 환자는 호흡중추가 뇌간에 있기 때문에 인공호흡기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공호흡기가 식물인간 여부를 결정하는 잣대는 아니라는 게 대다수 의료인의 분석이다.


◇ 존엄사 = 존엄사는 말 그대로 품위 있는 죽음을 말한다. 인간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의 의학적인 치료를 다했음에도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함으로써 질병에 의한 자연적인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때는 의학적 치료가 더 이상 생명을 연장할 수 없기 때문에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한다고 하더라도 그 치료의 중단으로 생명이 더 단축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안락사 = 안락사란 질병에 의한 자연적인 죽음보다 훨씬 이전에 생명을 마감시키며, 질병에 의한 죽음이 아니라 인위적인 행위에 의한 죽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존엄사와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

이 중에서도 '적극적 안락사'는 환자의 요청에 따라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에게 약제 등을 투입해서 인위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행위를 뜻한다.

또 '소극적 안락사'는 환자나 가족의 요청에 따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공급, 약물 투여 등을 중단함으로써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의 경우 식물인간 상태에서 인공호흡기 제거가 가능토록 한 만큼 넓은 의미에서 소극적 안락사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인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호스피스·완화의료제도'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지 않는 대신 적극적 안락사든, 소극적 안락사든 모두 반대하는 점을 들어 이번 판결이 소극적 안락사와는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안락사를 반대하는 가톨릭과 같은 종교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제도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종교계에서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는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안락사를 예방하는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 호스피스·완화의료 =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죽음이 임박한 말기환자에게 '무의미한 치료'를 환자의 자율적 결정대로 시행하지 않는 대신 훈련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와 자원봉사자가 환자의 통증 등의 다양한 증상에 대해 치료와 심리적, 영적 상담을 시행하면서 품위 있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 무의미한 연명치료 = 무의미한 치료란 인간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의 의학적인 치료를 다했음에도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 의학적으로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계적 호흡이나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학적으로 인공호흡기 사용이나 심폐소생술, 신투석 등 생명유지기술들이 발달했지만 죽음의 과정에 접어든 말기환자의 경우에는 고통을 연장할 뿐 오히려 비인간적이라는 윤리적 측면에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무의미한 치료'는 의학적으로 회복이 가능한 상태에서 갑작스런 호흡 정지와 심장 마비로 사망할 위험이 있을 때 시행되는 '의미 있는' 생명연장치료를 중단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경우는 생명연장치료가 환자의 생명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기 �문에 의료인들은 최선을 다해 심폐소생술과 중환자실 집중치료 등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사전의사결정제도 = 이 제도는 죽음이 임박하지 않은 시점에서 죽음이 임박했을 때 생명연장치료의 시행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리 개인의 의지와 선호에 의해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의료계에서는 이를 두고 환자의 자율적 의지를 존중하는 인본적인 제도라고 평가한다.

사전의사결정제도는 미국과 대만, 프랑스 등에서 이미 도입해 시행 중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제도화를 위해 필수적인 장치라는 게 이 분야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bio@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끝)

 

존엄사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때 항상 문제가 되는 점은
용어가 정리가 명확히 안된 상태에서 논의가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참고가 될까하여 퍼왔습니다 

Posted by 김범석 bhumsuk
"서울대병원, 존엄사 공식화 발표" -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YTN FM '강성옥의 출발 새아침' (오전 06:00~08:00)

강성옥 앵커 ( 이하 앵커 ) : 서울대병원이 말기 암환자가 연명치료 중단을 원할 경우 병원 내부 절차를 통해 이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죠. 서울대의 이 같은 결정은 사실상 존엄사를 인정한 셈이어서 의료계 뿐 아니라 학계와 종교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바로 내일 존엄사 인정 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예정돼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논란 속에서도 과감하게 존엄사를 오랫동안 인정해 줄 것을 주장하고 나선 서울대병원 허대석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서울대병원 허대석 혈액종양내과 교수 ( 이하 허대석 )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 서울대병원이 존엄사를 인정했다고 하는 것은 정확히 말해 환자본인과 대리인이 심폐소생술 등 연명치료를 받지 않기로 사전의료지시서에 서명했을 때 병원이 이를 받아들인다는 것이죠. 서울대병원이 '존엄사를 인정했다'고 표현해도 맞는 얘기가 되나요?

☎ 허대석 : 정확하게 표현하면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환자들이 원하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거부권을 인정한 셈이고요, 존엄사라는 표현은 받아들이는 입장마다 다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어서 그것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 어쨌든 이번 일은 의료계에서 아주 민감한 사안이었는데요, 어떻게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되셨습니까?

☎ 허대석 : 우리나라에서 1년에 한 25만 명 정도가 사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하고는 달리 사망하는 과정이, 대부분 병원으로 오시게 되는데, 그사이에 연명장치가 대단히 많이 발전하다보니까 우리가 원래 연명장치는 좋은 일을 하는 것이죠. 그것이 과잉으로 적용되면서 환자분들이 불필요하게 추가적인 고통을 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요, 또 이것이 어떤 기준이 마련되어있지 않다보니까 가족들도 혼란스럽고, 의사들도 혼란스럽고, 때로는 의료 분쟁까지 휘말리는,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어서 무언가 기준을 마련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앵커 : 현재 의료법상으로 보면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불법에 해당하죠?

☎ 허대석 : 예, 맞습니다.

앵커 : 환자 가족이 고소하면 의료진이 처벌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요,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법적인 상황은 고려를 하신 겁니까?

☎ 허대석 : 이미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다 앎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매일 벌어지는 문제거든요. 더 이상 관행적으로 대형병원에서 이런 문제에 부딪혀 있으면서 음성적으로 중단이 일어나고 있는데, 언제까지 방치할 수가 없어서 의료계 내부적인 기준을 마련하려고 노력한 것입니다.

앵커 : 서울대병원의 경우 실제로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 가운데 어느 정도나 연명치료를 포기하는지 궁금하군요?

☎ 허대석 : 1년에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6~700명 정도 있는데 말이죠. 그중에서 4~500명, 약 85%는 연명치료는, 주로 가족들이 의사 표현을 해서 받지 않겠다 해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 그러니까 의료법상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연명치료가 사실상 관행적으로 중단되고 있는 것이 의료계의 현실이군요?

☎ 허대석 : 네, 현장에서는 그 문제가 있습니다.

앵커 : 그러면 의사들의 경우에요, 그동안 연명치료를 받고 싶지 않은 환자들에 대해 의사들은 어떻게 조치해왔습니까?

☎ 허대석 : 그동안은 제도적으로 보장을 받지 못하니까 개개의사별로 본인의 책임 하에 어떤 임의 양식에 따라서, 주로 가족들과 대화를 통해 합의를 해서 치료를 어떤 경우는 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중단하기도 하고, 대단히 혼란한 10여년을 지내온 것이 사실입니다.

앵커 : 아무래도, 지난 1997년이죠, 보라매 병원에서 연명치료 중단했던 의사가 살인 방조죄로 기소가 됐고요, 지난 2006년엔 서울대 병원 의사도 살인죄로 고소되는 일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 허대석 : 예 맞습니다. 그와 같이 법적으로 보장을 받지 못하니까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그런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것이죠 의사들도. 그러다 보니 방어적인 진료를 하게 되고, 일단 복잡하면 연명치료를 시작하고 보는 것이 관행처럼 돼버렸었어요. 그러니까 환자분들이 불필요하게 추가적인 고통을 받는 일이 자꾸 많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 이번 서울대 조치는 말기 암환자한테만 해당이 되는 것인가요?

☎ 허대석 : 일단은 분쟁의 소지가 없는, 회생가능성의 논란이 없는 말기 암환자로 국한을 했습니다.

앵커 : 그런데 말기 암환자 기준을 어떻게 명시하고 계시나요?

☎ 허대석 : 말기 암이라면 기존에 우리가 알려진 항암치료들, 수술, 방사선, 항암제를 계속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항암 치료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으면서 환자가 점점 악화되는 시점. 그 때를 말기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앵커 : 그러면 암이 아닌 다른 말기 환자들, 그러니까 다른 질병 환자들로 존엄사 인정 문제를 확대할 계획이 있으신지요?

☎ 허대석 : 선진국에서는 말기 암에서 시작해서 어느 정도 사회적 수용이 되면 말기 에이즈 환자로 확대가 되고요, 그것이 수용이 되면 암이나 에이즈 외에도 만성 질환으로 말기 상태에 있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루게릭병이라든지, 만성 신부전이라든지, 그런 환자로 확대하고 거기 까지 수용이 되면 그 다음에 사회가 논의하기 시작하는 것이 식물인간 상태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데 식물인간 상태는 굉장히 다양해서 일반화 시켜서 접근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앵커 : 치료 중단을 원하는 환자나 대리인이 있다면 서울대 병원에서는 앞으로 어떤 절차를 밟으면 되나요?

☎ 허대석 : 제일 중요한 것은 환자 본인의 생명에 대한 가치관을 문서로 표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전 의료 지시서, 본인의 이와 같은 연명 치료에 대한 입장을 본인이 밝히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본인이 하기 어려울 경우 환자가 명시적으로 어떤 대리인을 지정할 숭 있습니다.

앵커 : 본인이 의사표현이 힘들 정도로 병이 위중한 상황이고요, 사전의료지시서에 본인이 서명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대리인을 통해서 환자 의사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요?

☎ 허대석 : 명시적으로 미리 정해두기가 어려운데 갑자기 상태가 악화됐다, 그럼 누가 이것을 대신해서 결정할 수 있을까, 대신해서 결정한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고요, 누가 환자 본인의 생명에 대한 가치관을 대변하는가, 이 관점에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된다고 봅니다.

앵커 : 대리인의 신분은 아무래도 가족으로 한정이 되겠죠?

☎ 허대석 : 현재로는 우리나라는 가족 중심의 사회라서 가족이 대부분 차지할 텐데요, 서양의 경우 꼭 가족으로 국한하지만은 않습니다. 환자분의 가치관을 잘 아신다고 인정될 만 한 충분한 근거가 있을 때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 이런 경우가 많지는 않겠습니다만 만에 하나 부정적인 우려도 제기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환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연명치료 중단 결정이 내려지는, 악용되는 소지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지 않습니까?

☎ 허대석 : 그럴 위험이 없었으면 하는데요, 사실 그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논의의 대전제는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있어서 경제적 동의가 섞여 들어오는 것을 최대한 배제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 방금 선진국에 사례를 많이 말씀해주셨는데요, 선진국의 경우 존엄사 문제가 포괄적으로 광범위 하게 적극적으로 인정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까?

☎ 허대석 : 미국 같은 경우는 30년 전인 76년도에 공식적으로 자연사법이라는 법의 형태로 전 주에서 실시하고 있고요, 우리하고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 중에는 대만이 2000년도, 저희보다 9년 앞서서 입법을 해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 어떻게 보면 입법하는 문제에 있어서 상당히 뒤쳐진 셈이 됐네요?

☎ 허대석 : 아주 많이 늦었습니다.

앵커 : 그런데 바로 내일 세브란스 병원에서 제기한 존엄사 인정 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예정돼 있지 않습니까? 공교롭게도 이번 서울대병원의 결정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나왔는데요, 어떻게 보면 대법원 결정에 의료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하는 해석이 있더군요?

☎ 허대석 : 그런데 뭐 저희는 그것이 대법원에서 어떠한 판결을 내릴지라도 저희가 결정한 사안이 달라질 것은 없고요, 저희가 담고자 했던 것은, 이 문제는 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요인을 가지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의료문제이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 어떤 고통이 있고, 저희 나름대로, 어떤 기준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받아주시면 맞습니다.

앵커 : 만약 내일 대법원이 인간 생명은 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서울고법 판결을 뒤집을 경우 새로운 논란이 될 수도 있을텐데요? 대법원이 이렇게 서울 고법 판정을 뒤집는 결정을 내리더라도 서울대병원은 이번 존엄사 결정과 관련한 후속 조치를 계속 실천해 나갈 생각이신가요?

☎ 허대석 : 맞습니다. 근본적으로 제일 중요한 문제는 본인이죠. 환자분이 불필요한 고통을 안 받게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다고 보기 때문에, 또 우리나라가 후진국으로 퇴행할 것을 전제로 하지 않고 선진국이 겪었던 과정을 우리가 지향한다면 이 문제는 언젠가는 법으로 다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앵커 : 그러니까 의료계 내부에 이런 존엄사와 관련한 현실적인 고민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요 우리 국회가 나서서 이 문제를 입법화 해버린다면 상당히 모든 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수 있을 텐데요? 국회에서 이 문제를 쉽게 매듭짓지 못 하는 이유가 궁금하군요?

☎ 허대석 : 제일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각 보는 시각에 따라서 이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가 바라보건데, 궁극적으로 환자 본인, 본인이 고통을 안 받게 우리가 제도로 도와드려야 되는 것이거든요. 단지 제도의 미비로 인해서 불필요한 고통을 가중시키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 사실 내일 대법원 판정이 예정되어있기 때문에요 그 결정을 미리 알 수는 없는 상황인데, 일단 우리 허 교수님을 비롯한 서울대병원, 또 대부분의 의료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서울대법원이 내일 존엄사 결정을 인정해주는 판정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이겠군요?

☎ 허대석 : 네, 그렇습니다.

앵커 :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허대석 : 네 감사합니다.

앵커 : 지금까지 서울대병원 허대석 혈액종양내과 교수였습니다.



출처- http://www.ytn.co.kr/_ln/0103_200905201022511397
Posted by 김범석 bhumsuk
유방암 환자, 치료후 삶의 의미 상실감 심각
2009년 05월 13일 (수) 13:47:42 김지영 기자  admin@hkn24.com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들은 암 치료가 끝난 후에도 일반인에 비해 건강상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실존적(實存的) 고통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팀은 전국의 5개 병원 연구팀과 함께(국립암센터 이은숙 박사, 삼성서울병원 남석진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노동영 교수, 서울아산병원 안세현 교수, 연세의료원 박병우 교수)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유방암 치료를 끝낸 생존자 1933명과 일반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비교 조사했다.

그 결과 일반인 9.8%에 비해 유방암 생존자에서는 16.2%가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실존적 삶의 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실존적 삶의 질은 교육수준이 낮을수록(1.9배; 11.5% 대 24.8%), 소득수준이 낮을수록(2.1배; 8.8% 대 22.7%), 직업이 없는 경우(1.5배; 13.5% 대 19.9%), 암 이외에 다른 만성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1.4배; 40.3% 대 59.7%), 더욱 좋지 않았다.  반면, 연령, 결혼력, 종교, 치료 종류, 치료후 기간 등은 실존적 삶의 질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건강(Health)’이란 질병이나 쇠약이 없는 상태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실존적 웰빙으로 정의되고 있으며, ‘실존적(實存的) 웰빙(Existential well-being)’이란, 삶이 갖는 의미와 가치, 살아가는 목적과 평화에 대한 주관적 감각을 말하는 것으로 영적(靈的) 혹은 종교적(宗敎的) 삶의 질로 표현되기도 한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기획조정실장은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암환자들의 신체적·사회적·경제적 고통뿐만 아니라 실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는 전인적(全人的)인 토탈케어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Impact factor 4.453) 온라인 판 2009년 2월에 게재됐다. <헬스코리아뉴스>


출처- 헬스코리아 뉴스 http://www.hkn24.com/news/articleView.html?idxno=26359

Posted by 김범석 bhumsuk

[Why]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별의 과정이란 걸 깨달았죠"

(포천=채성진 기자 dudmie@chosun.com

조선일보  2009.05.09

'천국으로 가는 마지막 간이역' 모현호스피스 손 카리타스 수녀
호스피스 생활 20년째… 한 해 200명 가까운 환자 돌봐 "호스피스는 죽으러 가는 곳이 아니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그런 자리예요"
"여기선 축하할 거리만 있으면 뭐든 파티를 벌여요 사진도 많이 찍어드리죠 환하게 웃는 생전 모습이 앨범으로 남겨지는 거예요"

'천국으로 가는 인생의 마지막 간이역.' 경기도 포천시 신읍동의 모현호스피스를 사람들은 이렇게 부른다. 2005년 5월 문을 열어 지금까지 700여명이 이곳에서 삶을 마무리했다. 호스피스 생활 20년째를 맞는 손 카리타스(47) 수녀는 말기 암 환자들의 딸이자 동생, 언니와 누나로 하루를 보낸다.

"오전에 벌써 두 분이 돌아가셨어요. 새벽 2시에 위암 할머니 한 분, 10시에 췌장암 할머니 한 분. 위암 할머니는 이곳에 온 지 한 달이 안 됐는데 지난주 산정호수에 다녀온 게 참 잘 됐어요. 음식을 못 드셨는데 도토리묵을 잘게 잘라 드리고 막걸리를 빨대로 찍어 한두 방울 혀에 떨어뜨렸더니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지난달에는 스물두 분이 선종(善終)하셨네요. 정말 4월은 잔인한 달인가 봐요."

어머니의 마음

카리타스 수녀는 1989년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에 들어와 수녀 생활을 시작했다. 어렸을 적부터 천주교 신자였던 그는 "소녀 시절부터 좀 청승맞은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환자가 단 한 사람도 없도록!”포천시 신읍동 모현호스피스를 찾는 말기 암 환자에 대한 카리타스 수녀의 약속이다. 그는“마당에서 침대에 누워 꽃내음을 맡으며, 병실 베란다에 나가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며 편안 히 생을 마친 환자도 있다”고 했다. ☞ 동영상 chosun.com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죽음과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는 그들이 편안히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지금 제가 있는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는 임종하는 이들을 돌보는 것을 사명으로 1877년 영국의 메리 포터 수녀가 시작하셨어요. 성소(聖召) 모임을 하며 '바로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구나' 싶었죠. 수녀가 40여명인 '작은' 모임인데, 90% 이상이 임종(臨終) 사도직을 맡고 있어요. 여기 이름 모현(母峴)이 '어미 모'에 '언덕 현'이에요. 갈바리 언덕에서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아들을 껴안았던 어머니의 그 마음."

그는 한 해 200여명 가까운 말기 암 환자와 함께 한다. 가까운 가족들의 평안한 임종을 지켜보며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별의 한 과정이란 걸 깨닫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수녀가 되기 전 친할머니가 돌아가실 때예요. 3일 동안 누워 친척들과 일일이 이별 인사를 나눴어요. 장례도 집에서 치렀는데 전통적인 죽음의 방식이 참 편안했어요. 간암으로 고생한 외할머니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세상을 뜨기 며칠 전부터 집에서 마지막을 가족과 함께했죠. 1995년 돌아가신 아버지, 파킨슨병으로 고생하시다 작년에 천국으로 가신 어머니도 저와 함께 마지막을 준비하셨어요."

동행(同行)

'우리는 이분들을 기억합니다. 당신은 외롭지 않습니다. 우리가 함께 있겠습니다.'

모현호스피스 곳곳에 붙어 있는 글귀다. 그 아래 이곳에서 운명한 환자들의 이름이 가로세로 1년 365일의 칸마다 깨알같이 적혀 있다. 카리타스 수녀는 "매일 기도하고 이름을 부르며 그들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모현호스피스는 3층짜리 아담한 건물을 쓴다. 1층은 노인 전문 요양원, 2층은 말기 암 환자를 낮 동안 돌보는 시설이다. 호스피스 병동은 3층이다. 병상은 모두 19개로 2인실이 7개, 4인실이 하나다. 오후의 햇살이 방안에 가득한 '해바라기방'은 임종실로 사용했다.

의료진과 수녀 등 10여명이 24시간 환자들을 돌본다. 환자들은 유동식을 투여하는 '콧줄'도, 수액을 공급하는 링거줄도 매달지 않고 있었다. 통증 완화 조치를 충분히 받아서 그런지 표정이 밝았다. 매일 아로마 마사지를 받고 뜨끈한 목욕 서비스도 일주일에 한 번 받고 있었다. 카리타스 수녀는 "마당에서 침대에 누워 꽃내음을 맡으며, 병실 베란다에 나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생을 마친 환자도 있었다"고 했다.

"보통 환자들은 짐짝 취급을 당하죠. 가족들 힘들게 하고, 병원비 까먹는 존재로 스스로를 폄하해요. 여기선 젊은 환자들이 카네이션을 만들어 부모님께 달아주고, 엄마 환자들이 음식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시간을 마련하죠. 선물 전달식은 늘 울음바다가 되지만 가족에게 뭔가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환자들이 뿌듯해해요."

가장 애통했던 죽음을 묻자 카리타스 수녀는 한 30대 회사원을 떠올렸다.

"키가 크고 잘생겼죠. 배가 아파 병원을 찾았는데 췌장암 판정을 받은 거예요. 만삭의 아내는 결혼 1주년을 보름 앞두고 제왕절개로 첫 아이를 낳았죠. 아내는 실밥도 뽑지 못한 채 남편의 병실을 찾았고 핏덩어리 아들과 아내, 남편이 침대를 붙이고 마지막이 될지 모를 밤을 함께 보냈어요. 이틀 뒤 남편이 세상을 떴죠. 준비했던 결혼 1주년 파티는 끝내…. '제 인생의 2년만 떼어서 그에게 부탁한다'는 기도를 난생처음으로 드렸어요."

그는 90년대 초반 겪었던 강릉 50대 맹인 여성의 죽음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간암 투병 중이던 그에겐 입양한 초등학생 아들이 있었다. 임종을 앞두고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일일이 이별의 편지를 썼다. 아들이 삐뚤빼뚤 대필(代筆)한 편지마다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세상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다고 한다.

나우 앤 히어

카리타스 수녀가 강조하는 원칙이 하나 있다. '나우 앤 히어(now and here)'다. 무엇이든 지금 즉시, 바로 여기서 하자는 것이다.

"우릴 기다려주는 환자는 없어요. 내일 잘해주면 되지 하지만 이들은 그 밤을 기다려주지 않아요. 차 시간 때문에 내일 가야지 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좀 흐리니까 다음 주에 소풍을 가자고 했는데…. 바로 다음 날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입술을 깨물어요."

카리타스 수녀는 지난 월요일 환자 한명과 영화 '워낭소리'를 보러 갔다. 의료진과 수녀 등 대여섯명이 동행했다. 그는 "아픈 사람 놓고 잔칫상 벌이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여기에선 뭐든 생일이든 결혼기념일이든 축하할 거리만 있으면 파티를 벌인다"고 했다.

카리타스 수녀는“환자는 우릴 기다려주지 않는다”며“무엇 이든 지금 즉시, 바로 여기서 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 환자들은 다시 축하받을 기회가 언제일지 모르는 분이에요. 사진도 많이 찍어드려요. 대부분 웃으면서 카메라를 받아들이시죠. 가족들 품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생전의 모습이 앨범으로 남겨지는 거예요."

그녀는 최근 이곳에서 숨을 거둔 환자 118명의 사진을 한장 한장 보여줬다. 임종 5일 전 산소 호흡기 잠깐 빼고 찍은 환자의 얼굴은 해맑았고 임종 두 시간 전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는 한없이 편안해 보였다. 즐거운 생일 잔치를 벌이는 여자 환자는 촬영 다음날 가족들의 손을 잡고 눈을 감았다고 한다.

그는 남겨진 가족에 대한 관심도 잊지 않는다. 토요일마다 사별가족 모임을 10번째 이어가고 있다. '말기 암 환자나 보호자와 마주 앉을 1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당신을 무엇을 할 것인가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아무 얘기 안 하고 그냥 안아줄 것 같다"고 했다.

편견

카리타스 수녀는 시간 그리고 편견과 전쟁을 치른다. 그는 "'호스피스는 죽으러 가는 곳'이란 편견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공기 좋고 깨끗한 병원으로 간다면서 자식들이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환자는 '이놈들이 이제 나를 고려장 치는구나' 하며 악다구니를 써요. 오자마자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돌아가시는 분도 있죠. 오래지 않아 의식을 잃은 채 생을 마감하십니다."

그는 이곳에서 28일의 여생(餘生)을 보낸 할아버지가 운명 8시간을 앞두고 구술한 편지를 읽어 줬다.

'너희들 눈에는 내가 고통스럽게 보이겠지…. 나는 지금 아주 상쾌하다. 햇빛 밝은 쪽마루에 앉아 맑은 물로 발을 싹싹 닦은 것처럼.'

그는 서로 준비하고 화해할 시간을 줘야 한다면서 남매를 잇달아 잃은 어느 아주머니의 얘기를 했다. "작년 12월 심장마비로 아들을 잃은 아주머니였는데 이별할 준비도 못하고 떠나 보낸 게 그렇게 애통하다던 그분은 암 투병하던 딸아이를 생각하면 차라리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르겠다며 울먹였어요."

그는 특히 어린 아이들의 죽음 앞에 절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골육종으로 투병하던 열세살 여자 어린이의 마지막을 떠올렸다.

"열세살. 죽음을 받아들이기엔, 아니 죽음이 뭔지 깨닫기엔 너무 어린 나이잖아요. 보통 말기 암 환자들은 잠들면 다시 눈을 뜨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잠들지 못해요. 이 아이는 얼마나 눈을 부릅떴는지 수면제도 들지 않았어요. 마지막까지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그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그는 통증에 대한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겪지 않으면 고통의 깊이를 절대 알 수 없다"면서 완화 치료에 대해 환자 중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견디지 못할 고통을 견디라고 하는 것은 무지(無知)를 넘어 폭력"이라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존엄한 죽음

매일 누군가는 생을 마감하는 모현호스피스의 생활이 두렵지는 않을까. 카리타스 수녀는 "그럴수록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런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이 일을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호스피스란 통합의 과정"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 죽음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 그냥 슬퍼하고 좀더 살기 위해 애쓰다 경황 없이 이 세상을 떠나는 것보다 훨씬 값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돌아가시는 순간 환자복 대신 미리 준비한 깨끗한 평상복이나 한복을 입도록 하는 것도 고인에 대한 배려의 하나라고 했다. 남겨진 가족들이 숨진 환자의 몸을 같이 씻기며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반나절까지 애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하는 것도 그런 뜻이라고 했다. '존엄한 죽음'에 대해 그는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실낱 같은 기대감에 민간 요법까지 두루 거치면서 인생을 정리할 기회를 놓치고 만다고 안타까워했다.

"환자 95% 이상은 '한 달만 빨리 올 걸 그랬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병원에서는 이런 얘기를 왜 안 해주느냐는 거예요. '다잉 웰(Dying Well)'이란 책이 있습니다. '죽음을 어떻게 살까'랍니다. 어떻게 고통을 살고, 어떻게 가난을 살아야 할까요. 거부할수록 죽음은 더 어려워질 것 같아요."

카리타스 수녀는 최근 4인실 방에서 돌아가신 할머니만 생각하면 명치끝이 아린다고 했다. 노래 한 곡을 해 달라는 부탁에 '좀더 연습해서 들려주겠다' 했는데, 이틀 동안 서울 출장 갔다 온 사이에 그만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지난 2주 내내 가슴에 걸렸어요. '거위의 꿈'이란 노래를 듣고 싶어하셨는데, 가수 인순이씨가 여기 와서 불러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Posted by 김범석 bhumsuk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 위암.

위암은 조기에 발견만 되면 96~98% 완치가 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진행된 시기에 진단받아

완치의 시기를 놓치는 일이 많습니다. 

위암은 증상이 없을때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진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린벨 재단은 위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서 

국민들을 위암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한 비영리재단입니다.

 

이번에 그린벨에서 위암검진의 사각지대에 있는 우리 어머니들을 위해

"엄마를 지켜라 be careful mom 이벤트"를 기획했습니다.  

 

아래의 주소에 가셔서, 어머니께 편지를 쓰고 이벤트에 참여하면

푸짐한 선물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http://cafe.daum.net/greenbells/Ha1J/1 

Posted by 김범석 bhum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