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과 돈'에 해당되는 글 20건

  1. 2008/07/21 암환자 의료비 지원 사업 안내 by 김범석 bhumsuk
  2. 2008/02/06 그래도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사회사업실을 이용해보자 by 김범석 bhumsuk
  3. 2008/02/05 나는 암보험에 들었는데요 by 김범석 bhumsuk
  4. 2008/02/04 정치논리와 의학의 논리 by 김범석 bhumsuk
  5. 2008/02/03 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2) by 김범석 bhumsuk
  6. 2008/02/02 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1) by 김범석 bhumsuk
  7. 2008/02/01 비급여는 왜 생기는가 by 김범석 bhumsuk
  8. 2008/01/31 의료비 계산의 실제 by 김범석 bhumsuk
  9. 2008/01/30 의료보험의 기본 by 김범석 bhumsuk
  10. 2008/01/29 결국에는 개개인이 비용효과를 따져 보아야 by 김범석 bhumsuk
  11. 2008/01/28 누가 고가의 치료를 받을 것인가. by 김범석 bhumsuk
  12. 2008/01/27 그림의 떡 by 김범석 bhumsuk
  13. 2008/01/26 비보험 항암제의 실제 사례 by 김범석 bhumsuk
  14. 2008/01/24 보험진료가 항상 최선의 진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by 김범석 bhumsuk
  15. 2008/01/23 보험이 안 되어도 좋은 약으로 해주세요 by 김범석 bhumsuk
  16. 2008/01/22 한국식의료는 영국식도 미국식도 아닌 기형적 의료구조 by 김범석 bhumsuk
  17. 2008/01/21 진료비는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 by 김범석 bhumsuk
  18. 2008/01/20 진료비가 싸진다던데… by 김범석 bhumsuk
  19. 2008/01/19 통증과 고통 by 김범석 bhumsuk
  20. 2008/01/18 그 정도나 들어요? 생각치도 못했었는데… by 김범석 bhumsuk

암환자 의료비 지원 사업 안내

 

 2005 9월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이 마련되면서 암, 심장병 등 중증질환자는 진료비의 10%만 내는 것으로 바뀌어서, 암환자로 등록을 하면 경제적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급병실료, 비급여 항목, 전액본인부담 진료비 등은 보험적용이 되지 않고 항암제 중에서도 고가의 신약은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기본적인 암의 수술비나 항암치료 비용은 국민의료보험에서 적용이 된다고 하더라도, 병실료, 간병인비용, 교통비, 등을 합쳐보면 암 치료비로 인한 고통은 생각보다 크다. 게다가 암을 진단 받고 직장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아, 암치료비는 국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일까아무리 사람 낫고 돈 낫지, 돈 낫고 사람 낫냐고 외쳐봐도 현실이라는 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한 것 처럼 느껴진다.

 

치료 도중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우면 병원에서 운영하는 사회사업실을 이용해 보는 방법도 있다. 그것 외에 국가에서 암환자 의료비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 있어 소개 해 볼까 한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국가암조기검진 절차에 따라 암진단을 받은 건강보험 가입자중 건강보험부과액이 적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암환자 진료비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신청 자격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이용해 볼 수 있다.

 

대상자

- 건강보험가입자 중 2008년도 국가암조기검진사업을 통해 확인된 신규 암 환자

- 국가 암조기검진 절차에 따라 2007년도에 검진하고 2008년도 암조기검진 판정결과에 따라 암진단을 받은 대상자로 건강보험료 부과기준에 적합한 자

- 2007년도 암조기검진을 통해 발견된 신규 암환자 중 당해연도 건강보험 부과 기준액(2007 1월 부과액 적용; 직장 및 공교가입자 56,500, 지역가입자 67,800원 이하)이 적합한 자)

 

 

한가지 아쉬운 점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국가 암조기검진 절차에 따라 암진단을 조기검진을 통해 진단 받은 경우에만 치료비를 도와준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 국가에서 공짜로 조기검진을 해주겠다고 집으로 쪽지를 보내도, 상당수가 바쁘다는 이유로 조기검진을 받지 않고 있기에, 조기검진을 통한 조기진단의 활성화를 위해 그렇게 규정해 놓은 것 같다. 그리고 제출해야 할 서류가 너무 많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정말 필요한 서류만 적어 놓은 것이겠지만, 여기 저기 문의해도 자기 담당이 아니라고 전화만 돌려대는 것 아닌지, 서류가 빠졌다며 몇번 왔다갔다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치료비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 되었기를 바라며

 


http://www.cancer.go.kr/cms/public_project/expenses/02/index.html

 

[건강보험가입자 중 성인 암환자 의료비 지원 ]

Posted by 김범석 bhumsuk

그래도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사회사업실을 이용해보자

아직까지도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인 것 같아도 절대 그렇지 않다. 꼭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어 제때에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는 환자들이 많다.

이럴 때에는 사회사업실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그렇지 대부분 큰 병원에는 사회사업실이라는 것이 갖추어져 있다. 사회복지사가 상주하면서 꼭 치료를 받아야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도와준다.

사회사업실을 이용하려면 담당 주치의 선생님께 말씀드려 담당 선생님이 사회사업실로 의뢰하거나, 혹은 직접 사회사업실로 찾아가서 상담을 요청하면 된다. 그러면 사회사업사가 와서 전반적인 진료 상황, 환자와 보호자의 경제적인 사정, 가족 및 사회적인환경 등에 대해 상담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후원기관과의 연계가 필요한 경우에는 사회복지시가 후원기관에 대해 알려주고, 필요한 서류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물론 항상 적시에 적절한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뜻하지 않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런 시설을 이용할 때에는 우리 사회의 좋은 이웃들이 정성스레 마련한 돈을 사용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연히 받을 돈을 받는 것이 절대 아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야지 이러한 제도를 악용해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도록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암보험에 들었는데요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이 실제로 많은 면을 보장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암보험에 들어 놓았다면 암보험이 효자 노릇을 한다. 진료실에서 보면 암보험에 든 환자와 안든 환자의 차이가 꽤 크다. 투병생활이 오래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할 경우, 암보험에 안든 환자는 6인실 아니면 입원 안 한다며 6인실 날 때까지 치료를 거부하는 일도 생기지만, 암보험에 든 환자는 6인실에는 시끄러워서 못 있겠다며 1,2인실 날 때까지 입원을 미루기도 한다. 입원하면 하루에 몇 만원씩 보험이 나오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암보험은 하나쯤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미 한국사람 3명 혹은 4명중 한 명은 암으로 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복잡한 통계 숫자를 들먹거리지 않더라고 1/3혹은 1/4의 확률인데 가입을 해서 나쁠 것은 없다. 암에 걸렸다면 치료비 보조를 받는 셈이고 암에 걸리지 않는다면 건강하게 사는 것이니 다행인지 않는가. 이래저래 손해 볼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보험 판매원도 아니고 보험회사로부터 뒷돈 받는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을 권하는 이유는 돈 때문에 고통 당하는 환자들을 너무 많이 봐와서 이다.

그런데 보험회사도 암환자는 점점 늘고 치료비도 점점 늘기 때문에 점차 암보험료를 올리고 있고 암보험 시장에서 손을 떼고 있다. 보험아줌마들이 볼펜 한 자루씩 쥐어주면서 명함 한장 끼어서 함께 주던 팜플렛도 이제는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보호자분들 중에서 암은 나의 일은 아니라며 암보험에 안 들었다면 하나쯤 들어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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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논리와 의학의 논리

보험과 돈 : 2008/02/04 08:44

정치논리와 의학의 논리

우리나라의 보험이 문제가 많지만 그렇다고 예전에 해온 공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의료보험은 액수가 적어서 그렇지 분명 서민들의 진료비를 덜어주는 역할을 수행하긴 했다. 문제점이 많지만 하나씩 고쳐나가고 있긴 하다. 의료보험을 개선해 나갈 때 경계해야하는 것은 의료보험을 포함한 보건의료문제가 의학의 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다음의 경우를 한번 생각해 보자.

마을 주민 100명이 만원씩 내서 보험기금으로 100만원이라는 돈을 만들었다. 감기환자 치료에는 만원이 들고, 백혈병환자 치료에는 100만원이 든다. 이 돈으로 감기환자 100명을 치료해서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겠는가 아니면 백혈병환자 1명을 치료하는 것이 좋겠는가.

정답은 없다. 여럿이서 함께 낸 돈이니 여러 사람이 골고루 혜택 받도록 하자면 감기환자 치료에 써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감기는 중한 병이 아닌데 비해 백혈병은 생사가 왔다갔다하는 중한 병이고 개인이 혼자 부담하기는 벅찬 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100만원을 백혈병 환자 1명을 위해서 써야 한다.

감기환자 100명을 위해 쓸지 백혈병환자 1명을 위해 쓸지는 의학적 판단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할 일이다. 정치논리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

정치논리로 해결하자면 무조건 감기환자 100명에게 써야 한다. 100만원이라는 돈을 백혈병 환자 1명에게 주면 1표가 나오지만 감기환자 100명에게 주면 100표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정치인 입장에서는 보험 본래의 취지인 위험에 대한 보장과는 무관하게 표와 직결되어 움직이기 때문이다. 정치의 논리와 의학의 논리는 이렇게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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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2)

보험과 돈 : 2008/02/03 14:51
Tag 비보험, 암환자

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2)

3) 아직 보험인정이 안 되는 신약과 새로 나온 치료법.

담당의사가 보험이 안되더라고 새로 나온 약을 써보시겠습니까?” 라고 물어보는 부분이 바로 아직 보험인정이 안 되는 신약과 새로 나온 치료법이다. 이 부분이다. 실제적으로 환자와 담당의사를 고민스럽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앞에서 이야기하였으므로 앞부분을 다시 한번 참고해보자. 한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비보험으로 약을 쓴다고 하더라도 병원에 월급쟁이로 있는 의사한테는 개인적으로 이득이 떨어지는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4) 보험급여를 초과하는 처방

3)의 경우와 달리 보험이 인정이 되긴 되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조금 인정되거나 인정 기준이 너무 까다로운 경우이다. 진토제와 백혈구 촉진제가 대표적인 예이다.

(1) 진토제 (구토방지제)

오심 구토는 항암치료 받는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작용이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항암치료를 받으면 반드시 의사는 진토제를 처방해 준다. 진토제는 간단히 구분해서 싼 진토제가 있고 비싼 진토제가 있다. 덱사메타존(dexamethasone)이나 맥소롱(mexolon®, metocloroprimide) 이런 진토제는 한 알에 20,30원 정도로 가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거의 무한정 보험인정이 된다. 하지만 조프란 (zofran®), 카이트릴 (kytril®), 안제메트 (anzemet®), 나제아 (nasea®)와 같은 진토제는 한 알에 8000원에서 17000원 가량 하는 고가의 약이어서 보험 인정을 많이 해주지 않고 있다. 약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지만 보통 3일치 혹은 5일치 정도밖에 인정해 주지 않는다. 효과는 탁월하지만 약값이 비싸므로 보험을 많이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항상 개인차라는 것이 있다. 항암치료 하면서 유난히 구토가 심한 환자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환자의 경우 담당의사는 진토제를 넉넉하게 주고 싶어지는데, 넉넉하게 주고 싶어도 보험 일수를 초과하면 줄 수가 없다.

이런 경우 담당의사는 보험이 안되더라도 몇 알 더 가져가라며 몇 만원을 더 쓰라고 권유하게 된다. 진토제는 조금 넉넉하게 가지고 있는 편이 낫다. 항암치료 후 구토 때문에 너무 힘든데 진토제가 모자라면, 진토제를 타러 다시 병원에 와야하고 몇 시간 기다려서 외래보고 결국 비보험으로 진토제를 추가적으로 처방받아 약국에 가서 진토제를 사야 한다. 아예 처음 처방 받을 때 조금 넉넉하게 받아두면 이런 수고스러움을 안 겪어도 된다.

(2) 백혈구 촉진제

항암치료 후에 가장 치명적인 부작용이 백혈구수치가 떨어지면서 균감염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응급실로 와야 하고 입원해서 주사로 항생제를 맞아야 한다. 항암제에 따라서 백혈구 수치가 잘 안 떨어지는 약은 상관없겠지만, 유난히 백혈구 수치가 잘 떨어지는 항암제가 있다. 이런 항암제를 맞아서 백혈구 감소증과 균 감염이 잘 생길 것으로 예측되게 되면, 혹은 환자가 이전 항암치료에 백혈구 감소증이 있던 경우에는 담당의사가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를 쓰게 된다.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기 전에 미리 백혈구 촉진제를 맞아서 백혈구 수치를 올려둠으로써 백혈구 감소증과 균감염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임상암학회(ASCO)에서는 나이가 많거나, 이전에 백혈구 감소증이 있었거나, 백혈구 감소로 인한 균감염이 20%이상 되는 항암제를 사용할 경우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 맞기를 권유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를 사용하는 것은 보험적용이 안 된다.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고 열이 나야만 그때서야 백혈구 촉진제를 사용하도록 보험허가를 해준다. 보험이 안되더라도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를 사용할 경우 8만원에서 50만원 정도의 돈을 더 부담해야 하지만,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며 열이나서 응급실에 오고 입원하는 것보다는 싼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권유를 받았다면 비보험이라도 부담하는 편이 환자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돈 몇 만원 쓰는 것이 아까울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입원하게 되어 더 큰 돈을 써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환자가 편안한 진료를 받는데 있어서 우리나라의 의료 보험은 문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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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1)

보험과 돈 : 2008/02/02 15:42
Tag 비보험, 암환자

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이런 비보험항목 중 암환자들에게 주로 해당하는 것은 아래의 사항들이다.

1) MRI, PET등 고가의 검사를 할 때

2) 상급병실료

3) 아직 보험인정이 안 되는 신약과 새로 나온 치료법

4) 보험급여를 초과하는 처방

하나 하나 살펴보자.

1) MRI, PET등 고가의 검사를 할 때

고가의 검사의 경우 많이 좋아졌다. 한번 검사할 때 50만원이 넘는 MRI 100만원 가량하는 PET검사는 현재 보험인정이 된다. 비용이 비용이니 만치 모든 경우 다 보험이 되는 것은 아니고, 보험에서 정한 몇 가지 기준에 해당할 경우에만 해준다. 실제로는 보험으로 청구를 해도 삭감이 되는 경우가 많긴 한데,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 환자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설령 보험 기준에 안 맞아서 보험이 안되더라도 보통 검사를 해야 한다는데 안 하겠다고 할 환자나 보호자는 많지 않다. 비싸더라도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보험공단도 이를 잘 알고 암묵적으로 넘어가고 있다.

2) 상급병실료

상급병실료의 경우 조금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것이다. 현재 종합병원 다인실 (6인실)의 입원요금 중 환자가 내는 금액은 6000원에서 9000원 사이이다. 반면 2인실 요금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4만원에서 15만원 사이이다. 다인실의 하루 입원료는 찜질방이나 여관비보다도 싸다. 다인실에 입원하면 만원 이내의 저렴한 가격에 하루 입원을 할 수 있지만 다인실이 아니라면 4만원에서 15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다인실 입원료와 2인실 입원료는 이렇게 차이가 큰데, 이 차액을 의료보험에서는 지급해주지 않고 있다. 6인실에 싸게 입원할 수 있는데 상급병실에 입원하는 것까지 의료보험에서 굳이 커버해줄 필요는 없다는 논리이다.

그러면 다인실에 입원하고 싶은 사람은 다인실에 입원해야 하는데, 현실로 돌아가 보면 다인실에 입원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다. 다인실을 원하는 환자들이 많고, 다인실에 입원한 환자들이 퇴원을 하지 않아서이다. 환자들도 다인실에 입원하기가 어려우니 만치 한번 다인실에 입원하면 퇴원을 안 한다. 하루 만원도 안 되는 돈만 내면 병원에 입원해있을 수 있는데 굳이 퇴원할 이유가 없다. 입원하면 하루에 4-5만원씩 나오는 암보험에라도 가입해 있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다인실은 항상 부족하고, 많은 환자분들은 다인실에 입원하고 싶어도 울며 겨자 먹기로 2인실에 입원하고 있다. 그 차액은 고스란히 환자들의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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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는 왜 생기는가

보험과 돈 : 2008/02/01 00:09
Tag 비급여

비급여는 왜 생기는가

이런 의료비계산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분은 (3)의 부분에 해당하는 비급여(=비보험)이다.

우선 비급여는 왜 생기는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로 검사나 시술 비용이 너무 비싸서 생기고, 두번째로 의료보험 본래의 취지와 맞지 않아서 생긴다.

MRI, PET, 초음파 검사 등은 1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 드는 고가의 검사들이다. 이런 고가의 검사들은 보험적용이 안 된다. 너무 비싸서 이런 검사들을 다 보험처리 해주면 보험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MRI는 일부 보험이 되기 시작했지만 보험 인정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 하나의 예로 뇌졸중에서는 MRI검사가 보험적용이 된다. 하지만 검사라는 것은 진단이 확실치 않아서 하는 것인데, 보험에서는 결과를 놓고 보험적용을 한다. 즉 뇌졸중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뇌졸중을 확진하기 위해 MRI를 했는데, MRI 검사 결과 뇌졸중이 맞으면 보험 인정이 되고 뇌졸중이 아니면 보험적용이 안 된다. MRI 검사 결과 뇌졸중이 아니라면 되고 과잉진료가 되며 환자는 검사비용의 100%를 본인 부담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검사라고 하더라도 고가의 검사나 치료를 다 보험처리 해주면 보험재정이 금방 거덜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보험 본래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비보험이 된다. 쌍커풀수술 등 미용 성형수술비용, 라식 수술 비용은 보험이 되지 않는다. 질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의료보험 본래의 취지와 맞지 않아서이다. 그러다 보니 쌍커풀 수술 비용은 성형외과마다 천차 만별이다. 자살이나 자해의 경우에도 보험이 되지 않는다. 의료보험은 불가피하게 질병에 걸려서 생기는 위험을 보장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의적으로 상해를 입혀서 발생하는 의료비용까지 다른 사람들이 함께 부담할 이유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어설프게 자살시도를 했다가 죽지는 않고 병원신세만 지게 된다면 그 병원비는 고스란히 내가 다 내야 하고 보통 엄청난 금액이 된다. 돈이 없어 경제적인 이유로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자살로 인해 가족들에게 또 한번 경제적 고통을 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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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 계산의 실제

보험과 돈 : 2008/01/31 10:01
Tag 암진료비

의료비 계산의 실제

내가 소득 수준에 따라서 매달 일정 금액을 보험료로 지불하고, 병원에 갈 일이 있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고 해보자. 병원에 가서 영수증을 받으면 이런 것이 찍힌다.

(1) 환자 부담액 14,240

(2) 보험자 부담금 32,890

(3) 비급여 및 전액 본인 부담 15,000

진료비 총액 (1)+(2)+(3) = 62,130

본인 부담금 (1)+(3) = 29,240

이중 (1) 환자 부담액은 보험에 적용되는 항목이긴 하지만 본인이 계산하고 나와야 하는 비용이고, (2) 보험자 부담금이라고 써있는 금액은 의료보험공단에서 병원으로 지급하는 비용이다. (2)의 돈은 내가 직접 안내도 되는 돈이지만 실제로는 예전에 내가 낸 보험금에서 나가는 돈이다. (3)항목인 비급여 및 전액 본인 부담은 소위 비보험이라고 불리는 항목이다. 이 돈은 보험에서 인정되지 않는 검사나 시술을 한 경우 보험과 무관하게 본인이 100% 지불해야 하는 돈이다. 초음파검사나 미용성형수술 등은 보험에서 인정을 안 해주므로 이렇게 보험에서 인정 안 해주는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환자 본인이 돈을 다 내야 한다.

이 환자를 진료함으로써 병원은 모두 62,130원을 받게 되는 것이고, 29240원은 환자로부터 받고 나머지 32,890원은 보험공단으로부터 받는다. ,

그렇다면 진료비 총액은 누가 정하는가? 보험공단에서 정하는 것이고 이미 다 정해져 있다. 진찰료 얼마, 주사료 얼마, 하루 병실료 얼마 하는 식으로 말이다. 식당에 가서 메뉴판을 펴면 옆에 가격이 써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는 행위별 수가제여서 의료행위 하나에 얼마라고 다 가격이 정해져 있다. 그 가격 이상으로 비싸게 받을 수도 없고 정해진 가격 이하로 싸게 받을 수도 없다.

2005년부터 암환자 등 중증질환 환자는 진료비 10%만 내는 제도가 생겼다. 급여부분인 (1)+(2) 10%만 내도록 해서 이 경우 암환자라면 4713+15000= 19713원을 내면 된다. 29,240원을 직접 내다가 19,713원을 내면 되니 환자입장에서는 부담이 줄어들어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지만 급여 부분은 10%만 내면 되지만 여전히 (3)항목인 비급여는 100% 본인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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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보험의 기본

보험과 돈 : 2008/01/30 10:19
Tag 의료보험

의료보험의 기본

이렇게 의료 보험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그렇다면 의료보험은 왜 생겼을까?

의료보험의 기본으로 들어가 보자.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교통사고, 질병, 크게는 사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보험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언제 생길지 모르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같은 종류의 사고를 당할 위험성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미리 금전을 갹출하여 공통준비재산을 형성하고, 사고를 당한 사람이 이것으로부터 재산적 급여를 받는 경제제도가 보험이다. 경제적인 논리로 보자면 보험은 평상시에 약간의 보험료를 부담하다가 큰 돈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목돈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보험에는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 투자형 보험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어떤 보험이던 간에 기본적으로는 위험을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한 사람이 암에 걸릴 확률은 얼마 정도 될까? 더욱 구체적으로 내가 살면서 위암에 걸릴 확률은 얼마 정도 될까? 위암에 걸리면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하게 될까? 그렇다면 암에 걸릴 것을 대비해서 얼마 정도의 돈을 따로 저축해둬야 할까?

살면서 생길 수 있는 이런 위험에 대비하긴 해야 하는데, 개개인의 입장에서 이런 위험들이 얼마나 생길지 짐작하고 혼자 대처해 보자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를 전체로 놓고 볼 때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국가 전체적으로 1년에 암 발생환자가 몇 명이고 이들의 총 진료비가 얼마인지 통계가 다 나와 있기 때문이다. 총 진료비를 국민 숫자로 나누면 한 사람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된다. 개개인 혼자서는 위험에 대처하기가 어려워도 여럿이 모이면, 예측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위험 관리가 쉬워진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전국민 의료보험을 도입해서 국가차원에서 이를 관리한다.

즉 생활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건강상의 위험을 많은 사람이 공동으로 부담하고 그 돈을 국가에서 관리함으로써 개개인의 위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의료보험이다.

의료보험은 생명보험과는 다르다.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의료보험은 자동차보험과도 다르다. 자기가 보험회사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여지가 없다. 또한 의료보험은 종신 보험과도 다르다. 돈을 냈는데 돌려받는 돈이 아니다. 너무나 건강해서 병원에 갈 일이 없다면, 이 돈은 그냥 허공에 날리는 돈이다. 말하자면 순수보장형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의료보험을 아까워하고, 의료보험료가 오른다고 할 때마다 국민이 봉이냐며 정부를 질책한다. 개인 사업하는 사람들은 의료보험료를 적게 내기 위해 소득을 숨기고, 그러다 보니 월급쟁이들만 의료보험료 부담이 증가한다. 물론 이 돈도 언젠가 내가 아프게 되면 나에게 돌아올 돈이긴 하다 건강한 내가 내자면 월급에서 빠져 나가는 몇 만원의 돈이 아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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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개개인이 비용효과를 따져 보아야

보험과 돈 : 2008/01/29 06:52

결국에는 개개인이 비용효과를 따져 보아야

결국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늘 그러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비용대비 효과를 따져서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부담하는 돈에 비해 얼마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가를 저울질하는 수 밖에 없다.

500만원을 들여 보험이 되는 치료만 한다면 10개월의 생명연장 효과가 있고, 보험이 안 되는 고가의 약을 써서 3000만원을 써서 12개월의 생명연장 효과가 있다고 해보자. 추가로 드는 2500만원이라는 비용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인가 하는 점과 2개월의 추가적인 생명연장이 나에게 어떠한 가치가 있는 시간인가를 따져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2개월이라는 시간이 2500만원을 추가적으로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다면, 돈을 더 써서라도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보험적용이 되는 치료만 하는 것이다.

대기업 회장님이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2500만원은 부담되는 돈이 아니기에 그리고 대기업 회장님이 2개월 더 사시는 것으로 얻어지는 효과가 클 것이기에, 회장님은 주저 없이 보험이 안되더라도 비싼 항암제를 쓸 것이다. 반면 셋방살이하는 가난한 집의 어머니가 암에 걸려 오신다면 약간의 이득을 위해 수 천 만원의 치료비를 추가로 부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그랬다가 다른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결정을 내릴 때에는 항상 현실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기업회장님의 목숨은 중요하고, 셋방살이 어머니의 생명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슬프지만 각자의 처해진 현실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10개월의 생명연장 효과니 12개월의 생명연장 효과니 하는 것은 언제까지 평균적으로 기대된다는 의미이고, 이 기대치는 어디까지나 통계 숫자일 뿐이다. 10개월의 생명연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더라도 실제적으로는 3개월 살다 돌아가실 수도 있고 운 좋게 20개월 살 수도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이렇게 보험이 안 되는 비싼 치료를 할지 말지 정하는 부분은 담당의사가 혼자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와 보호자와 의사가 함께 충분히 의논하면서 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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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고가의 치료를 받을 것인가.

보험과 돈 : 2008/01/28 00:07

누가 고가의 치료를 받을 것인가.

보험이 안되어도 좋으니, 돈에 개의치 말고 좋은 약으로 해주세요.”

많은 환자와 보호자 분들이 진료실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보호자가 생각하는 비싼 약이라는 것이 정말 천차만별이 되어 버렸다. 각자의 경제적 수준에 맞추어서 생각하겠지만 100만원 정도 더 쓸 생각으로 물어보았다가, 한달 약값이 500-6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말을 꺼낸 사람도 말을 듣는 사람도 마음 아파진다.

진료실에서 새로 나온 고가의 항암제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 지 아직도 어렵다.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궁색한 이야기지만 환자가 사는 동네와 옷차림을 보고, 여유가 있어 보이는 환자에게는 말을 꺼내보고, 행색이 초라하거나 형편이 어려워 보이면 아예 말을 꺼내지도 않기도 한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환자가 강남 살거나 모피코트 걸치고 돈이 있어 보이면 보험이 안되더라도 신약을 써보겠느냐고 이야기를 꺼내 보았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환자들에게는 말을 꺼냈다가 괜히 마음에 상처만 주는 경우가 많아 말을 꺼내기 조차 어려웠다. 게다가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에게 좋다는 약이 있다던데 안 쓸 수 없다며 보호자들이 살던 집 전세금 빼서 월세로 가더라도 쓰겠다고 나오면 의사로서 마음이 무척 안 좋다. 어머니는 어머니이고 남은 가족들은 남은 가족들인데, 가족들의 삶의 터전인 집마저 팔아치워가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의사인 나조차도 잘 모르겠다. 어떤 때에는 말을 꺼낸 내가 가정의 분란을 만드는 사람 같아져서 괴롭다. 선택을 환자 본인에게 미루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차라리 환자들이 어디에선가 정보를 듣고 와서 먼저 말을 꺼내면 마음 속은 편하다.

허셉틴이라는 약을 써주세요. 비용이 3000-4000만원 정도 더 든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상관없습니다.”

이렇게 환자가 먼저 이야기하면 고민할 것 없이 마음은 편하다. 그런데 이러한 소수만을 위해서 진료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래 저래 진료실에서 의사들은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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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떡

보험과 돈 : 2008/01/27 17:42

그림의 떡

정말 임상의사로서는 너무나 답답하다. 새로 나온 고가의 항암제들은 좋은지 뻔히 알면서, 환자에게 좋은 약이 있는 줄 뻔히 알면서도 못쓰는 그림의 떡과 같다.

하지만 의사들만 답답한 것은 아닐 것이다. 환자들도, 정부도 보험공단도 모두 답답할 것이다. 국가적인 입장에서 점차 암환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2000년 암환자 진료비 총액이 5410억이었던데 비해 2005년에는 2배 이상 증가하여 1 3643억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1인당 3000-4000만원 하는 치료를 국가에서 의료보험으로 돈을 대주기 시작하면 보험 재정이 금방 거덜난다. 실제로 그렇다. 이 보험재정은 어디서 나오냐 하면 바로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나간다. 월급에서 꼬박꼬박 공제되어 나가는 의료보험료로 보험재정이 이루어지는데 이 보험재정이 거덜다면 큰일 아니겠는가.

게다가 우리 국민은 의료보험료 몇 % 만 올리자고 하면 시민단체와 언론을 위시하여 보험료 비싸다고 난리 난리 치는 국민들 아닌가. 정치하는 사람들은 또한 선거철이 다가올 무렵에는 의료보험료를 절대 올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막상 내가 병에 걸리고 나면 보험 혜택이 없다고 또 아우성이다. 내가 돈 내는 거는 아깝고, 남이 낸 돈으로 혜택 받는 것은 내가 암환자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공감 할 것이다. 내가 아프기 전에는 내 월급에서 꼬박꼬박 나가던 의료보험료가 버리는 돈 같아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프고 나니 돈을 조금 낸 만큼 혜택도 적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사람 마음이 원래 그런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점차 고가의 새로 나온 항암제는 그림의 떡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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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험 항암제의 실제 사례

보험과 돈 : 2008/01/26 14:50
Tag 비보험항암제

비보험 항암제의 실제 사례

효과는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보험이 안 되는 대표적인 경우가 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허셉틴(Herceptin®, trastuzumab)이라는 항암제이다. 허셉틴이라는 항암제는 유방암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HER-2라는 물질을 타겟으로 하는 단일클론 항체 (monoclonal antibody) 이다.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대표적인 표적항암제로 정상세포에 손상을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머리도 빠지지 않고, 구역질도 나지 않아 환자들이 주사 맞으면서 무척 편안해 한다. 모든 유방암에서 이 항암제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HER-2라는 암단백질이 많이 나오는 유방암에서만 이 항암제를 쓸 수가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선진국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항암제이고, 전이성 유방암에서는 우리나라 환자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항암제이다. 이 약은 매우 고가여서 150mg 한 병에 720,490원이다. 보통 몸무게 1kg 2mg을 매주 사용하는데, 몸무게 75kg인 환자가 한달 간 허셉틴을 사용한다면 허셉틴 약값만 288만원이 된다.

허셉틴은 우리나라에서 전이성 유방암에 효과가 인정되어 조직검사에서 HER-2 발현이 있는 경우 보험이 인정되고 있다. 하지만 허셉틴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다른 항암제를 같이 사용해야 효과가 더 좋은데, 이런 경우 허셉틴만 보험적용이 된다. 실제 진료를 할 때에는 탁솔이라는 항암제와 허셉틴이라는 항암제를 같이 사용하게 되는데, 두 항암제를 같이 쓰면 허셉틴을 보험인정 안 해준다. 약값이 너무 많이 나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료현장에서는 꼼수를 쓴다. 약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탁솔을 비보험 처리하고 비싼 허셉틴을 보험 처리한다. 그러면 보험공단에는 허셉틴만 쓴 것으로 청구가 되므로 허셉틴은 보험혜택 받아서 싼 가격에 쓸 수 있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의사들과 병원에서 부당하게 청구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안 하면 탁솔과 허셉틴 합해서 한달 약값 400여 만원을 순전히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좋은 약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적으로 약을 아예 쓸 수가 없게 된다. 이런 경우 담당의사는 환자 본인에게 탁솔이 보험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말하고, 비보험으로라도 탁솔을 사용하겠냐고 묻게 된다.

그나마 전이성 유방암에서는 반쪽이나마 허셉틴이 보험이 되지만, 초기 유방암에서 수술 후 재발방지를 위해 보조항암치료로 사용할 때에는 허셉틴이 보험이 안 된다. 2005년 미국 임상암학회에서 이미 초기 유방암에서 보조항암치료로 허셉틴의 효과가 보고 되었다. 허셉틴은 초기 유방암에서도 재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1년 약값이 3600만원 정도 들기 때문에 선뜻 진료실에서 직접 환자에게 권하기는쉽지 않다. 돈 많은 사람들에게는 3000-4000만원이 우습게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돈 없는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된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국민 소득 2만 불이네, 강남 아파트 한채가 10억원이네 어쩌구 저쩌구 해도 주변을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 평생 벌어도 3000만원이라는 돈을 만지기 힘든 사람이 많다. 게다가 3000-4000만원 더 들여서 약을 쓴다고 해서 재발을 100%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3000-4000만원을 더 들여서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초기 유방암에서 허셉틴은3년 동안 재발 안하고 생존할 확률을 75%에서 87%에서 높인다. 즉 초기 유방암환자 100명중 25명은 재발하는데 허셉틴을 쓰면 13명 재발하는 것으로 재발의 위험을 48%가량 줄인다. 분명히 효과가 있기는 있다. 다만 비용 효과면을 고려해 볼 때 수 천만원하는 고가의 항암제를 써서 효과가 그 정도 밖에 안되느냐의 문제와 그 돈을 누가 부담해야 하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이런 약은 보험공단입장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보험으로 인정해주기 어렵다.

<그림- 초기유방암에서 허셉틴의 효과를 보여주는 그래프: 허셉틴을 사용한 환자군(주황색곡선)이 허셉틴을 안 쓴 환자군 (파란색 곡선) 보다 유의하게 무병생존기간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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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진료가 항상 최선의 진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보험과 돈 : 2008/01/24 09:18

보험진료가 항상 최선의 진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보험이라는 기준을 만들어 놓고 여기에 맞추어 진료를 하도록 규정짓고 있다. 보험의 틀을 벗어나서 진료를 하다가는 과잉진료, 부당청구, 돈만 밝히는 비양심적인 의사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면 의료보험 기준에 맞춘 진료가 최선의 진료인가? 그렇지 않다.

새로운 과학이 발전하는 속도를 제도는 따라가지 못한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보험기준에 맞추어 진료를 하는 것이 최선의 진료는 아니다. 새로운 의학 발전은 시속 100km로 이루어 지고 있는데, 보험제도는 시속 10km의 속도로 이루어 지는 현실에서 보험은 의학의 발전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

의료보험은 기본적으로 제도를 고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가, 너무 비싼 고가의 약의 경우 비용효과를 안 따져 볼 수 가 없다. 물론 새로 나온 약이 더 효과 좋은 약으로 인정받고, 시간이 흐르며 데이터가 쌓이면 보험인정 기준은 바뀐다. 문제는 그 사이에 약이 있음에도 혜택을 못 보는 환자들이다. 이 환자들은 부득이 비보험이라는 꼼수를 써서 진료 할 수밖에 없다. 효과는 있지만 비싸서 보험이 안 되는 약을 단지 보험이 안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안 쓸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우리나라 의사들은 보험규정을 벗어나서 좋은 약을 쓰면 과잉진료, 부당청구가 되어 병원이 돈을 물어내야 하고, 보험이 정한 범위에서만 약을 쓰자니 의사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속에서 매일 진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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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이 안 되어도 좋은 약으로 해주세요

보험과 돈 : 2008/01/23 09:26
Tag 비보험, 의료보험

보험이 안 되어도 좋은 약으로 해주세요

Ÿ 보험이 안 되는 비싼 약 = 좋은 약

Ÿ 보험이 되는 싼 약 = 나쁜 약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사람들 인식 속에 이런 등식이 성립되어 버렸다. 마치 군대에 있으면서 나라에서 보급해주는 물품보다 사제 물건을 선호하듯 보험이 안 되는 비싼 약이 더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진료실에 있다 보면, 보호자가 은밀하게 다가와서 이런 말을 많이 한다.

보험이 안되어도 좋으니, 돈에 개의치 말고 좋은 약으로 해주세요.”

아마도 환자나 보호자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의사들은 효과가 좋지만 비싸고 보험이 안 되는 약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약들은 보험이 안되어 못 쓴다더라. 우리는 보험이 안되더라도 돈을 더 쓸 여력이 있으니 우리한테는 좋은 약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고 어느 정도는 틀린 말이다. 왜 그런가?

보험이 안 되는 비싼 약이라고 무조건 좋은 약은 아니다. 보험 되는 싼 약이라고 무조건 나쁜 약은 아니다. 우리는 흔히 2만원 짜리 약이 만원 짜리 약보다 효과가 2배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경제의 논리라면 2배 더 비싼 약을 쓰니 효과도 2배 더 좋아야 할 것 같지만, 의학의 논리로는 그렇지 않다. 오래되고 싼 약 중에서도 효과가 뛰어난 약들은 얼마든지 있다. 임파종 치료에 사용되는 CHOP이라는 복합항암제는 지난 20여 년 간 사용되면서 그 유용성을 입증 받았고 1회 치료 시 몇 만원 안 하면서 임파종을 완치시켜주기도 하는 효과적인 항암제이다. (: 요즘에는 CD20음성인 임파종에만 CHOP 복합항암제가 사용된다.) 보험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싸구려 약이고 효과가 적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고 있는 신약의 경우에 있어서는 보험이 안 되는 비싼 약이 좋은 약인 경우가 많다. 많은 경우에서 이들 신약들은 여러 임상시험에서 기존의 치료보다 우월하다는 결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신약들은 비싸다.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고 특허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가격이 싸다면 대부분 의료보험 처리가 되어 문제가 없겠지만, 약값이 비싸면 당연히 보험커버가 잘 안 된다. 약이 효과가 있더라도 약을 다 보험 처리 해주기 시작하면 보험재정이 금방 바닥 나기 때문에 보험공단 입장에서는 보험처리를 잘 안 해준다. 보험공단의 논리로는 보험재정을 지켜야 하고, 모든 사람이 낸 보험재정을 특정인이 다 써버리기 보다 고르게 혜택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분명 약효가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싼 약에 대해서는 보험을 잘 안 해준다. 보험공단도 일부러 안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어서 안 해주는 것이다. 비싸고 좋은 약에 대해 보험 인정을 해주면 보험재정을 유지하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의료보험료를 올린다고 하면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보험공단에서는 외국에 비해 보험료를 적게 걷고, 대신 혜택도 적게 하는 정책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환자가 보험이 안 되는 좋은 약을 쓰려면 본인이 100% 약값을 부담하면서 써야만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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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의료는 영국식도 미국식도 아닌 기형적 의료구조

보험과 돈 : 2008/01/22 10:18
Tag 한국식의료

한국식의료는 영국식도 미국식도 아닌 기형적 의료구조

그렇다면 한국식 의료는 어떠한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영국식도 아니고 미국식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국식의 장점과 미국식의 장점을 접합한 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영국식의 단점과 미국식의 단점만을 따온 듯싶다. 세계 어디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적으로 정부에서 정한 획일적인 의료보험이라는 기준 내에서 치료를 해야 한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의료보호라는 제도를 만들어 무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영국식 의료 사회주의 인 것 같다. 하지만, 보건소등 공공의료기관에 비해 민간사립병원이 월등히 많다는 점. 그리고 비보험과 상급병실료 (특실, 1인실, 2인실 등 좋은 병실을 사용하는데 드는 병실료) 이라는 이름으로 차등화된 의료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에서는 미국식 의료 자본주의의 면모를 갖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도 저도 아닌 기형적인 의료구조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수가가 너무나 낮다. 사실 수가 이야기만 꺼내면 우리 국민들은 인상을 찌푸린다. 의사들 그만큼 돈 벌고 먹고 살았으면 되지 그리도 돈이 좋더냐 하는 식이다. 물론 일부의 의사들은 돈 밖에 모르는 경우가 있고, 수가를 이용하여 자기 배 불리기에만 급급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1970년대 전국민 의료보험이 실시 되면서 30여 년간 물가 인상에 영향을 준다고 하여 정부에서 수가를 제대로 인상해주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도 병원이 운영되고 의사들이 돈을 벌 수 있었던 이유는 비급여, 약제비, 병실료 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의사들이 진료를 통해서 돈을 벌었다기 보다, 부수적인 요소들을 이용해서 돈을 벌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실제로 대형병원의 주된 수입원은 진료수입이 아니다. 장례식장, 병실료, 식대, 주차요금이 주된 수입원이다. 큰 병원에 다녀오느라고 내가 얼마나 썼는지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대형병원 외래에 한번 진료 다녀오면 사용한 돈은 이런 식이다. 진료비 6000, 비보험인 초음파검사가 7만원, 병원내의 식당에서 보호자와 함께 점심을 먹어 14000, 3시간 기다린 것에 대해 주차비 6000. 기름값을 제외하더라도 병원 한번 오느라고 쓴 돈은 총 10만원 가까이 되는데 이중 의사를 만나서 이야기 하고 진찰 받는데 드는 돈은 고작 6000원이다. 그 동안 병원 다니면서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가?

수가현실화라는 것은 단순히 돈을 올려달라는 의미가 아니다. 비보험항목, 병원 식대, 주차장 병실료로 돈을 벌게 해주지 말고 환자와 이야기하고 환자를 진찰하고 환자를 수술하는 것으로 돈을 벌게 해달라는 것이다. 수가가 현실화 되면 다인실이 아닌 하루 13만원짜리 2인실에 입원할 필요도, 주차비로 시간당 2000원씩 낼 필요도, 한끼에 8000원하는 맛없는 병원밥을 무조건 먹을 필요도 없다.

두번째 한국 의료의 문제점은 의사들의 경험과 연륜이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 의료보험의 테두리 안에서는 20년 이상 근무한 그 분야의 권위 있는 교수님한테 진료를 받으나 갓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임상경험이 전무한 새파란 초짜 의사한테 진료를 받으나 진료비는 똑같다. 정부에서는 의사의 경험과 숙련도를 전혀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다. ? 정부의 논리로는 의사는 다 같은 의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런 정책을 만드신 정부의 고위 관료 분들께서도 아프면 아무 의사한테나 가야 하는데, 꼭 이런 높으신 분들은 각종 연줄과 빽을 동원해서 대형병원의 고명하신 교수님들한테만 간다. 그나마 얼마 전부터는 전문의 경험이 10년 이상 되는 경험 많은 교수님들에게 특진비라는 것을 받기 시작하였는데, 이마저도 병원 노조나 시민단체의 시비거리가 되고 있다. 특진비를 만들어서 병원이 서민들의 주머니를 가로채고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의료 정책에 정치논리가 너무나 자주 개입된다. 그마저도 참 일관성 없이 개입 된다. 의료정책은 교육정책과 마찬가지로 너무 많이 바뀌어서 일관성 없이 자주 바뀌었다. 공교육을 바로잡는다며 정책에 계속 칼을 대어 결국 사교육 없이는 대학 못 가는 세상을 만들어 놓은 것과 같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우리나라 의료구조가 왜곡 되어있던 말던 나는 항암치료만 잘 받으면 되는데,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만일 내가 경제적인 여유가 많다면, 그래서 치료비가 전혀 부담이 안 된다면 이 단원의 이야기는 안 읽고 건너뛰어도 좋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금만 더 읽어 보자.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의료제도가 어떻게 의사들을 옭아 매는지, 의사들이 의료행위를 할 때 왜 그런 식으로 할 수 밖에 없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구조적인 모순을 환자들도 어느 정도는 알아야 암치료를 받을 때 도움이 된다. 어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참고할 수가 있다. 의사들이 왜 그런지 어느 정도는 이해해주어야 서로 대화를 하며 진료를 받고 함께 치료계획을 세워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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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는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

보험과 돈 : 2008/01/21 10:35

진료비는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암환자에게 들어가는 막대한 진료비는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

이 문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뜨거운 감자이다. 누가 진료비를 내야 할 지의 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의료에 대한 관점과 국민적인 합의이다.

2007년 우리나라 자연분만의 수가는 14 4000원이다. 미국의 490만원, 일본의 385만원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그나마도 몇 년 전에는 7-10만원 수준이었는데 많이 올라서 14 4000원이 되었다. 한때 사람의 자연분만 비용이 강아지 자연분만 비용보다 싼 때도 있었다. 우스개 소리로 사람이 개만도 못하다는 이야기도 나왔었다.

이를 보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A라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다.

사람의 생명은 소중한 것이고, 의료는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이다. 누구나 의료 행위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에서 보장해주어야 한다. 돈이 없어 병원 못 가는 일이 없도록 국가는 의료비는 부담할 의무가 있다. 전국민이 부담 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비를 더 낮추어야 한다. 자연분만 수가 14 4000원은 비싸고, 아예 자연분만은 정부에서 세금으로 전액 지원해주어야 한다.

반면 B라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의료는 하나의 서비스이다.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면 그 혜택은 개개인에게 돌아가므로 서비스에 대한 비용은 개인이 지불해야 한다. 국가는 중간에서 조정자 역할만 해주면 된다. 돈이 많은 사람은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이고, 돈이 없는 사람은 낮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자연분만 수가 14 4000원은 너무 싼 비용이다. 이렇게 싼 비용으로는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사람 생명은 소중하니 그에 맞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A라는 사람의 생각은 의료사회주의적인 생각이다. 영국과 같은 나라가 대표적인 의료사회주의 나라이다. 반면 B라는 사람은 의료자본주의적인 생각을 보여준다. 미국이 대표적인 나라이다.

누구는 맞고 누구는 틀렸다고 이야기 할 수가 없다. 각각 장단점이 있고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영국은 NHS(National Health Service)라는 사회보장 의료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고, 아프더라도 정부에서 다 책임져 주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없다. 다만 의료 서비스의 수준이 높지 않고, 의사들이 시간만 때우는 공무원 같다. 정부예산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국민들이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 반면 미국은 최첨단 의술이 발전했고, 의료의 수준이 높다. 하지만 진료비가 너무 비싸다. 진료비가 너무 비싸서 미국 인구의 25%가 의료보험 없이 의료사각지대에 노출되어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들은 막말로 아프면 그냥 죽어야 하는 처지에 있다.

암환자의 진료비와 보험에 관해 이야기 하다가 필자가 왜 이 부분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일까. 물론 영국식이건 미국식이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는 항암치료만 잘 받으면 그만인데, 우리 아버지 항암치료만 잘 받으면 그만인데, 복잡하게 내가 그런 것까지 왜 신경 써야하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것은 우리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국민적인 공감대가 필요한 문제이고, 암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누가 대야 하는 가의 문제에 국민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문제이다.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중간형태에서 의료구조만 왜곡되어간다. 여태까지 대한민국 의료가 그래왔듯이 말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Posted by 김범석 bhum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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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가 싸진다던데…

보험과 돈 : 2008/01/20 10:15
Tag 암환자진료비

진료비가 싸진다던데

그런데 요즘 TV나 신문 광고를 보면 암환자들 진료비가 싸진다고는 말이 많다. 정부에서 암환자들을 위해 진료비를 지원해주고 각종 혜택을 주겠다고 한다.

실제로 2005 9월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이 마련되면서 암 심장병 등 중증질환자는 진료비의 10%만 내는 것으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보험이 전혀 안되던 고가의 PET검사나 MRI검사도 일부 보험이 되면서 예전보다 환자 부담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암환자들에게 과연 진료비 부담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경제적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의 사람들에게 여전히 암치료비는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국립암센터에서 2005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암을 진단 받고 첫 1년간 쓴 진료비는 평균 999만원 이었고, 4기 환자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큰 1852만원이었다. 여기에 대체보완의학에 사용하는 비용, 교통비, 간병비 등을 모두 포함시킨다면 실제 드는 돈은 더욱 커진다. 게다가 암을 진단 받고 나서 암환자의 56%가 직장을 잃어 경제적 소득이 없는 상태가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고, 주식이나 현금 등 유동성 있는 자산을 보유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갑자기 몇 천 만원 하는 의료비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다 보니 환자들도 양극화 추세를 보인다. 환자분 상태가 안 좋으니 어서 입원하라고 권유를 해도 돈이 없으니 6인실 날 때까지 입원을 안 하겠다고 버티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다인실은 시끄러워서 불편하다며 1인실에만 입원시켜달라는 환자도 있다. 항암치료를 하자고 해도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보험이 되는 치료도 안받겠다는 환자도 있고, 보험이 안되더라도 비싼 약을 다 써달라는 환자도 있다.

그나마 개인적으로 들어놓은 암 보험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이마저도 없으면 치료받으면서 몸이 힘든 것 외에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정부에는 진료비가 싸진다고 광고를 해도, 이는 정부에서 집값 잡는다는 소리와 비슷하다.

Posted by 김범석 bhum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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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과 고통

보험과 돈 : 2008/01/19 00:12
Tag 통증과고통

통증과 고통

통증 (pain)과 고통 (suffer)은 다르다. 통증은 신체의 감각신경의 이상으로 몸이 아픈 것을 의미한다. 반면 고통이라는 것은 신체적인 통증을 포함하여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겪는 모든 어려움을 포함하는 더 넓은 의미이다. 암 덩어리가 신경을 눌러서 팔이 아프다면 그것은 통증이다. 하지만 암에 걸리고 나서 치료비가 없어서 살던 전세집을 내놓고 사글세에 들어가 살아야만 된다면 그것은 고통이다. 꼬마 백혈병 환자가 병 때문에 배가 아프다면 그건 통증이지만, 자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싸우는 모습을 봐야 한다면 그것은 고통이다.

암환자들에게 통증도 고통도 다 있게 마련이다. 몸도 아파 죽겠는데, 병원비 문제로 경제적으로 더 힘들어진다. 또 많은 경우 암에 걸리고 나서 직업을 잃게 되면서 더 힘들어 진다. 여자들의 경우 암에 걸리고 시댁이나 남편으로부터 버림받고 이혼당하는 경우도 많다. 환자를 놓고 가족간에 싸움이 나는 것도 흔한 일이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서러운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서 온다.

그 중 가장 서러운 것은 돈 없는 설움이라고 한다.

Posted by 김범석 bhum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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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나 들어요? 생각치도 못했었는데…

보험과 돈 : 2008/01/18 11:06
Tag 암환자진료비

그 정도나 들어요? 생각치도 못했었는데

환자가 되면 사회적인 책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학생을 아프면 학교에 결석해도 되고, 회사원은 병가를 낼 수 있다. 가정주부는 빨래를 안 해도, 남편 저녁밥을 안 차려주어도 아파서 그랬다고 그러면 그만이다. 하지만 환자에게 권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환자에게는 빨리 쾌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환자들이 의사 앞에서는 고개 숙인 채 네 네 열심히 치료 받아보겠습니다. 선생님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라고 이야기 한다. 칠순 먹은 노인도 이십대 새파란 젊은 의사들에게 선생님 선생님 존칭 써가며 허리 굽혀가며 인사를 한다.

그런데 그 치료를 받는데 돈이 얼마나 드나요?”라고 물어보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병원치료비 조차 없는 것은 아니라는 자존심 때문인지, 보험에서 커버해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인지, 아니면 사람 낫고 돈 낫지 어디 신성한 병원에서 돈을 논해서야 되겠냐는 생각 때문인지 진료실에서 의사 앞에서 대 놓고 돈을 물어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돈 이야기를 꺼내면 담당의사가 자기를 이상하게 볼까봐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나 보다. 대신 진료실에서 의사에게는 안 물어보고 밖에 나가면서 조금 만만해 보이는 간호사에게 물어본다.

검사하고 치료하는데 모두 얼마나 들까요…”

선생님께서 PET검사를 해보자고 하시는데, 이게 보험이 안되면 100만원 정도 들어요. 약값은 별도이구요.”

그 정도나 들어요? 생각치도 못했었는데… “

다시 들어가서 선생님과 상의해 보실래요?”

아니에요. 그냥 이번에는 그렇게 치료 받을께요. 진료비 카드로 되지요? 3개월 할부로 끊어주세요…”

그리고 쓸쓸히 돌아서는 환자들의 뒷모습

이쯤 되면 암환자들에게 통증이 아닌 고통이 시작된다.

Posted by 김범석 bhum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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