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대접도 못 받는다?
돈 없으면 대접도 못 받는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 돈이 최고가 되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하던 인사말도 ‘새해 돈 많이 버세요’, ‘새해 부자 되세요’ 라는 인사말로 바뀌었다.
유치원에서는 노란 꼬까옷 입은 아이들이 두 손을 맞잡고 부르는 노래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쟎아요~”
이 노래가 30대 가장들에게는 사실을
“아빠 돈버세요. 우리가 있쟎아요~” 로 들린다.
‘BC로 사세요’가 아니라 ‘빚으로 사세요’로 들린다. 빚으로 물건을 사라는 건지 빚으로 인생을 살아가라는 건지 모르겠다.
돈 때문에 부모도 죽이고, 가족간에도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는 것 같다. 사랑, 우애, 희생 이런 가치가 더 고귀하고 중요해 보이나 막상 현실에서는 이런 가치는 돈만 못한 듯 싶어 보인다.
이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가치가 없어지면서 생기는 현상일 것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도전, 꿈, 희망, 열정, 야망, 성취 이런 가치보다 재테크, 취직, 돈 이런 단어가 더 중요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목적의식이 없고 열정이 없다 보니 단순히 돈의 많음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많은 돈을 번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고 돈을 많이 못 번 사람은 인생의 낙오자이다. 대한민국 5000만명의 화제거리는 부동산과 주식이다. 경박하다 못해 천박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우리 모두의 잘못이고 우리 사회의 잘못이다. 우리 사회에는 가치와 철학이 없다. 그저 과도한 경제성장기를 거치면서 철학과 인생관을 마련하기 보다 돈 버는데 급급할 수 밖에 없었다는 변명은 이제는 조금 궁색해 보인다. 그런데 좋건 싫건 이런 돈밖에 모르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이런 천박한 사회에서는 늙어서 대접 받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단독직입적으로 말해서 자식새끼들 돈 줘봐야 다 소용없다. 그래도 내 자식들은 안 그럴 것이라는 헛된 생각 때문에 파탄 나는 집을 여럿 보았다. 부모마음이 그렇지 않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하는 자식들이 많다. 그리고 옛말에도 있지만 긴 병에는 절대 효자 없다. 긴 병을 앓으면서 내 자식은 효자이기를 바라지 말자.
진료실에 있다 보면 슬프게도 그런 말들이 맞는다. 돈 때문에 부모 자식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고, 돈 때문에 부모 자식이 원수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