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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21 항암치료 비관론 (1) by 김범석 bhumsuk

항암치료 받아도 소용 없다던데… (1)

저희 어머니는 항암치료를 하면 병이 나을 수 있나요?”

아니요. 완치는 안 됩니다. 결국에는 암으로 돌아가실 거에요. 그 시점이 몇 개월 뒤가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항암치료를 해서 효과가 있으면 그 기간만큼 생명이 연장됩니다. 항암치료를 해서 암이 더 커지지 않는다면 그 기간만큼은 암으로 인해 고통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생명연장과 암으로 인한 통증완화를 위해 항암치료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

아니 항암치료 받아봐야 병이 낫지도 않고 완치도 안 된다는데 무엇하러 힘든 항암치료를 받나요? 힘든 항암치료 받으면서 완치도 안될 바에야 고향에 모시고 내려가서 맛있는 것이나 잡수시게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많은 분들이 처음에는 위와 같은 생각하기 쉽다. 이러한 생각의 저변에는 다음과 같은 심리가 깔려있다.

- 말기 암이면 고칠 수가 없다.

- 항암치료는 독해서 견딜 수가 없다.

- 항암치료를 하면 힘만 들면서 고통만 준다.

- 어짜피 고칠 수 없는데 항암치료 하면서 고통만 줄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 1) 항암치료가 독하다는 생각과 2) 항암치료는 완치가 안 되는 미봉책이라는 생각이 환자와 보호자로 하여금 항암치료를 꺼리게 만든다.

여기에 대해 하나 하나 살펴보자.

첫째, 항암치료가 독한가? 그렇다. 일부 항암제는 힘이 든다. 연세 드신 어르신들은 더 힘들어 하신다. 항암치료 하다가 1% 미만의 확률이지만 백혈구 감소증과 패혈증으로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의사가 항암치료를 권유하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일반인들은 항암치료의 독성만 생각하고 암으로 인한 증상은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고향에 모시고 가서 맛있는 것만 잡수시게 하면 편안하게 돌아가실 줄 안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고향에 모시고 가도 암으로 인해 입맛이 없어져 맛있는 음식도 맛있게 못 드시고, 암이 진행되면 통증이 심해져 편안하게 지내시지도 못한다. 아무 치료도 안 한다고 해서 돌아가실 때에 주무시듯이 자연스럽게 돌아가시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람 명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질겨서 돌아가실 때에 암으로 인한 고통은 다 겪고 돌아가신다. 나중에 몸 상태가 나빠진 다음에 와서 그제서야 살려달라고 항암치료 해달라고 해봐야 그때는 항암치료를 이겨낼 기력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더 늦은 다음에는 의사에게 항암치료 해달라고 졸라도, 기력이 없어 항암치료를 못하게 된다.

항암치료를 시작할 지 결정할 때에는 암으로 인한 고통도 생각해야 한다. 알다시피 암환자들의 고통에는 항암 치료로 인한 치료독성도 있지만 암 덩어리 자체로 인한 고통도 있다. 항앙치료를 안 한다면 항암치료로 인한 치료 독성은 100% 피할 수 있지만, 항암치료를 안 하면 암 덩어리로 인한 고통은 해결할 방법이 없어진다. 물론 항암치료를 한다고 해도 100% 암 자체로 인한 통증이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안 한다면 암세포는 계속 자라날 것이기 때문에 암으로 인한 고통은 100%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연세가 많으신 환자분들이라면 항암치료를 견뎌낼 수 있을지 더욱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젊은 환자들에 비해 항암치료를 잘 못 견디신다. 하지만 나이 자체가 항암치료의 금기증이 되진 않는다. 연세가 많으셔도 기력만 괜찮으시면 항암치료를 이겨내실 수 있다. 엄밀히는 연세가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연세가 드셔서 기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