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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8 말기 암환자에게 링거주사 정말 효과적일까? (3) by 김범석 bhumsuk
  2. 2008/04/28 말기암환자 ‘웰 다잉’ 수준 이럴수가 by 김범석 bhumsuk
  3. 2008/02/22 이제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으니 집 근처 병원으로 가세요 by 김범석 bhumsuk

말기 암환자에게 링거주사 정말 효과적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영양주사를 굉장히 좋아한다. 조금만 기운이 없어도 영양주사, 감기에 걸려도 영양주사, 다리를 다쳐도 영양주사… 불리우는 이름도 다양해서, 영양주사, 수액주사, 링거주사, 포도당주사, 아미노산 수액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는데, 어떤 것이 되었던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 영양 주사를 참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병실에 입원해 있는데 링거주사도 안 준다면서 서운해하거나 노골적으로 비싸고 좋은 영양주사를 달라는 보호자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보호자들 중 일부는 병원에 입원하면 질병에 무관하게 좋은 영양주사를 맞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식사를 잘 못하는 말기 암환자의 경우는 더 그러하다. 행여라도 말기 암환자 분이 입원하였는데, 의사가 수액주사를 안 주었다면, 일부 보호자들은 난리가 나기도
한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식사도 잘 못하는 환자분을 지켜보기에 안스러우니까 그렇고, 의사 입장에서도 어짜피 해줄 것도 많지 않은데, 링거라도 주자는 마음이 작동해서 그렇다. 

 하지만 정말 링거 수액 주사는 말기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몇몇 소수의 연구들이 있지만 아직 결론이 명확치 않다. 링거주사를 맞아서 생명이 연장되지는 않는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이나, 말기 암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일부 연구에서는 말기암환자의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고, 또 일부의 연구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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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앤더슨 에서 시행한 “말기 암환자에게서 수액 요법의 효과”에 관한 연구. 이 연구에서는 수분 섭취를 못하는 환자에게서 탈수 증상을 호전시키는데 수액요법이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

 수액 주사는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수액 주사에는 플라시보효과(placebo effect)가 있다. 실제 의학적인 효과와는 별개로, 수액 주사가 들어오니 ‘나는 이제 더 힘이 날꺼야’라고 환자가 믿게 되고, 그렇게 되면 강한 믿음으로 인해 실제로 더 기운이 나는 효과이다. 또한 수액 주사를 주면 변비와 섬망이 줄어들고, 구강건조감과 욕창도 줄어든다. 탈수로 인해 신장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신장 기능도 호전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환자에게 탈수 증상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라면 수액주사가 환자의 증상과 삶의 질에 분명히 효과를 준다.

하지만, 수액 주사에 여러 단점도 있다.
첫째 장이 쉬게 되며 장기능이 떨어진다. 수액주사를 오래 맞으면 소화기관을 장기간 사용하지 않게 됨에 따라 소화기관이 약화돼 암 환자들의 영양상태와 예후가 나빠지고 장기생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둘째 수액주사를 맞게 되면 아무래도 운동량이 떨어진다. 수액주사를 맞는 동안 팔다리에 여러가지 선이 주렁 주렁 달리게 되니 운동은 커녕 침대에 누워만 있게 되기 쉽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이라도 가벼운 산보, 체조 등을 통해 계속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몸에 수액주사가 달리니 운동량이 떨어지고, 신체활동이 저하되면 우리 몸의 기능은 점점 저하된다. 집에서는 그마나 기력이 괜찮았는데, 병원에 입원해서 누워있다보니 기력이 떨어지는 것이 그런 것이다. 물론 암이 진행되어 기력이 떨어지는 탓도 있지만, 병원 침대에 누워만 지내면 더 기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특히 노인분들은 한번 눕기 시작하면, 욕창, 요로감염, 흡인성 폐렴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기며 그대로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장기간 혈관주사 카테터(catheter) 사용으로 인해 혈관이 없어진다. 오히려 혈관이 없어 주사 맞기가 더 힘들다고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울혈성심부전이 있는 경우는 수액주사가 호흡곤란을 심화시킬 수 있고, 악성복수나 부종이 있는 경우에도 수액주사로 인해 몸이 더 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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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장단점을 고려해서 수액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윤리적 문제이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수액공급을 지속적인 돌봄의 증거로 여긴다. 그러다 보니 링거주사는 생명에 대한 존중 및 지속적 돌봄에 대한 ‘가식적 표지’로 여겨진다. 여기서 왜 ‘가식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냐면, 어떤 때에는 수액주사가 환자를 방치하는 것을 합리화 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보호자는 담당의사에게 찾아와서 수액 주사 안 주냐고 난리를 치다가, 막상 수액 주사를 주면 그 뒤로는 병실에 잘 안 오는 경우가 있다. 특히 보험이 안되는 비싼 영양주사를 놔줄수록 그렇다. 수액 주사를 놓았으니 이제 할 도리는 다 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 것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보호자들은 걱정한다.
‘환자가 먹지 못해 죽어 가는 것 같습니다’
‘굶게 놔둘 수는 없어요’
‘병원에서 아무것도 안해주나요’


 그들의 걱정은 당연하고도 안타까운 걱정이며, 여기에 대해서 의료진은 당연한 귀를 귀울여야 한다. 하지만, 어찌 보면 말기 암환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영양주사가 아닐 지 모른다. 그들에게 정말 절실히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일 것이다.

Posted by 김범석 bhumsuk

[동아일보/기자의 눈/김윤종]말기암환자 ‘웰 다잉’ 수준 이럴수가



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말기 암 환자 대부분은 죽어가는 순간에 고통을 덜 수 있는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한 채 임종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살아 있는 동안의 삶의 질을 누리는 것 못지않게 죽을 때도 인간다운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웰 다잉(well-dying)’에 대한 적극적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김범석 교수팀은 전이성 암 진단을 받고 항암제 치료를 받았던 국내 환자 298명을 사망 순간까지 추적 관찰했다.

말기 암 환자 중 33.6%가 편안한 임종을 준비해야 할 임종 직전 1개월 동안에도 소란스럽고 불편하기 그지없는 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50.3%는 임종 2개월 전까지 적극적인 항암제 치료를 받았다.

환자의 94.6%가 임종 6개월 전까지 적극적인 항암제 치료를 받았다. 이는 미국의 33%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무의미한 심폐소생술을 포기하겠다고 동의한 경우는 11.7%에 불과하고 2.7%만이 임종 1개월 전까지 중환자실에서 간단한 연명치료를 받았다.

허 교수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호스피스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환자와 가족이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고 있다”며 “말기 암 환자 가운데 호스피스 상담을 의뢰한 경우는 9.1%에 불과했고, 대부분 임종 53일 전에 의뢰돼 사랑하는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스피스 제도는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고통스러운 치료보다는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통증을 관리해 주고 마음을 달래주는 제도다.

암 치료 기술이 발전한 것이 사실이지만 치료될 확률이 낮은 데도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사례도 많다.

치료비 부담 때문에 남은 가족의 고통도 이만저만 아니고 이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환자 본인보다 가족들의 만족감, 다시 말해 남아 있는 사람들이 할 만큼 했다는 위안감 때문에 끝까지 항암치료를 고집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일생 동안 사랑했던 가족과 작별해야 하는 순간에 인간답게 죽을 권리도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질 향상이 아닌가 싶다.

김윤종 교육생활부 zozo@donga.com

이제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으니 집 근처 병원으로 가세요

환자나 보호자들이 가장 듣기 두려워하는 말이 무엇일까?

아마도 담당의사가 하는 이 말이 아닐까 싶다.

이제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으니 집 근처 병원으로 가세요.”

더 이상 해줄 것이 없으니 병원에서 나가고 집에 가서 맛있는 것이나 잡수시면서 죽을 준비 하라는 말. 참 무서운 말이다. 암이라는 큰 병을 진단받고 열심히 투병생활 하면서 의사선생님들이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그 결과 듣게 되는 소리가 더 이상 해줄 것 없으니 가라는 말이라면 허무하다 못해 억울하고 원통하기까지 하다. 아마도 처음 암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보다 더 이상 할 것 없으니 집에 가라는 말을 들을 때에 더 큰 충격을 받는 듯싶다. 의사가 이 말을 하는 의도와 환자가 이 말을 받아들이는 의미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환자는 이제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으니 집 근처 병원으로 가세요.” 라는 말을

1) 이제 더 이상 희망이 없다.

2) 아무 치료도 안 할 것이다.

3) 죽을 준비를 하라

의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자꾸 기력이 떨어지고 있던 터라 어느 정도는 짐작을 하고 있었던 상태였지만, 자신의 상태가 이렇게 까지 안 좋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 받고 나면 어떤 환자던지 심리적인 공황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여태까지 의사들이 하라는 대로 다 치료 받았는데 의사들이 갑자기 자신을 버리는 것 같아 의사에 대한 분노의 감정 마저 일으키게 된다.

반면 의사는 이제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으니 집 근처 병원으로 가세요.”라는 말을

1)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암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가 더 이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그렇다고 해서 진통제 수액 주사 등 기본적인 치료 마저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3) 우리 병원에서는 병상이 모자라서 임종 때까지 입원 치료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라는 의미로 하게 된다.

의사와 환자간에 같은 말을 두고 서로 다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다는 의사의 말은 암에 대해 해줄 것이 없다는 것이지 진통제나 산소, 수액 등 기본적인 치료 조차 해줄 수 없다는 말이 아니다. 이점을 이해하고 의사들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집 근처 병원으로 가라고 말하는 것은 대학병원의 특수성 때문이지 환자를 일부러 쫓아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암환자들은 서울의 큰 병원으로 몰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큰 병원들은 병상수가 모자란다. 계속 치료 받던 병원이니 그 병원에 계속 입원하여 임종할 때까지 입원치료 받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항암치료를 중단한 말기 암환자가 병실에 계속 있게 되면 다른 암환자들이 입원을 못하게 된다. 병실은 한정되어있고, 환자는 많기 때문이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다섯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모두다 소중한 내 환자들인데, 말기 환자로 인해 적극적으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할 다른 환자들이 치료를 못 받게 된다면 무척 답답하게 된다. 매정하다는 소리를 듣게 되더라도 다른 암환자들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게 된다.

여태까지 그 병원에서 계속 항암치료 받았으니 임종관리와 호스피스까지 그 병원에서 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입원실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생판 모르는 집근처 병원으로 가라고 하면 환자와 보호자들의 입장에서는 불안한 것은 둘째 치고 배신감 마저 느끼게 된다. 이점에 대해서는 의료제도와 병원시설의 문제이니 환자분들과 보호자 분들에게 조금만 양해를 구하고 싶다.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심하지 않거나 호스피스 지역 요양병원이 잘 갖추어져 있으면 이런 문제가 안 생기는데, 현재 우리나라 현실상 여건이 좋지 않다. 그 피해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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