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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03 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2) by 김범석 bhumsuk
  2. 2008/02/02 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1) by 김범석 bhumsuk
  3. 2008/01/23 보험이 안 되어도 좋은 약으로 해주세요 by 김범석 bhumsuk

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2)

3) 아직 보험인정이 안 되는 신약과 새로 나온 치료법.

담당의사가 보험이 안되더라고 새로 나온 약을 써보시겠습니까?” 라고 물어보는 부분이 바로 아직 보험인정이 안 되는 신약과 새로 나온 치료법이다. 이 부분이다. 실제적으로 환자와 담당의사를 고민스럽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앞에서 이야기하였으므로 앞부분을 다시 한번 참고해보자. 한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비보험으로 약을 쓴다고 하더라도 병원에 월급쟁이로 있는 의사한테는 개인적으로 이득이 떨어지는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4) 보험급여를 초과하는 처방

3)의 경우와 달리 보험이 인정이 되긴 되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조금 인정되거나 인정 기준이 너무 까다로운 경우이다. 진토제와 백혈구 촉진제가 대표적인 예이다.

(1) 진토제 (구토방지제)

오심 구토는 항암치료 받는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작용이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항암치료를 받으면 반드시 의사는 진토제를 처방해 준다. 진토제는 간단히 구분해서 싼 진토제가 있고 비싼 진토제가 있다. 덱사메타존(dexamethasone)이나 맥소롱(mexolon®, metocloroprimide) 이런 진토제는 한 알에 20,30원 정도로 가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거의 무한정 보험인정이 된다. 하지만 조프란 (zofran®), 카이트릴 (kytril®), 안제메트 (anzemet®), 나제아 (nasea®)와 같은 진토제는 한 알에 8000원에서 17000원 가량 하는 고가의 약이어서 보험 인정을 많이 해주지 않고 있다. 약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지만 보통 3일치 혹은 5일치 정도밖에 인정해 주지 않는다. 효과는 탁월하지만 약값이 비싸므로 보험을 많이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항상 개인차라는 것이 있다. 항암치료 하면서 유난히 구토가 심한 환자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환자의 경우 담당의사는 진토제를 넉넉하게 주고 싶어지는데, 넉넉하게 주고 싶어도 보험 일수를 초과하면 줄 수가 없다.

이런 경우 담당의사는 보험이 안되더라도 몇 알 더 가져가라며 몇 만원을 더 쓰라고 권유하게 된다. 진토제는 조금 넉넉하게 가지고 있는 편이 낫다. 항암치료 후 구토 때문에 너무 힘든데 진토제가 모자라면, 진토제를 타러 다시 병원에 와야하고 몇 시간 기다려서 외래보고 결국 비보험으로 진토제를 추가적으로 처방받아 약국에 가서 진토제를 사야 한다. 아예 처음 처방 받을 때 조금 넉넉하게 받아두면 이런 수고스러움을 안 겪어도 된다.

(2) 백혈구 촉진제

항암치료 후에 가장 치명적인 부작용이 백혈구수치가 떨어지면서 균감염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응급실로 와야 하고 입원해서 주사로 항생제를 맞아야 한다. 항암제에 따라서 백혈구 수치가 잘 안 떨어지는 약은 상관없겠지만, 유난히 백혈구 수치가 잘 떨어지는 항암제가 있다. 이런 항암제를 맞아서 백혈구 감소증과 균 감염이 잘 생길 것으로 예측되게 되면, 혹은 환자가 이전 항암치료에 백혈구 감소증이 있던 경우에는 담당의사가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를 쓰게 된다.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기 전에 미리 백혈구 촉진제를 맞아서 백혈구 수치를 올려둠으로써 백혈구 감소증과 균감염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임상암학회(ASCO)에서는 나이가 많거나, 이전에 백혈구 감소증이 있었거나, 백혈구 감소로 인한 균감염이 20%이상 되는 항암제를 사용할 경우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 맞기를 권유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를 사용하는 것은 보험적용이 안 된다.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고 열이 나야만 그때서야 백혈구 촉진제를 사용하도록 보험허가를 해준다. 보험이 안되더라도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를 사용할 경우 8만원에서 50만원 정도의 돈을 더 부담해야 하지만,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며 열이나서 응급실에 오고 입원하는 것보다는 싼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권유를 받았다면 비보험이라도 부담하는 편이 환자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돈 몇 만원 쓰는 것이 아까울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입원하게 되어 더 큰 돈을 써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환자가 편안한 진료를 받는데 있어서 우리나라의 의료 보험은 문제가 많다.

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이런 비보험항목 중 암환자들에게 주로 해당하는 것은 아래의 사항들이다.

1) MRI, PET등 고가의 검사를 할 때

2) 상급병실료

3) 아직 보험인정이 안 되는 신약과 새로 나온 치료법

4) 보험급여를 초과하는 처방

하나 하나 살펴보자.

1) MRI, PET등 고가의 검사를 할 때

고가의 검사의 경우 많이 좋아졌다. 한번 검사할 때 50만원이 넘는 MRI 100만원 가량하는 PET검사는 현재 보험인정이 된다. 비용이 비용이니 만치 모든 경우 다 보험이 되는 것은 아니고, 보험에서 정한 몇 가지 기준에 해당할 경우에만 해준다. 실제로는 보험으로 청구를 해도 삭감이 되는 경우가 많긴 한데,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 환자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설령 보험 기준에 안 맞아서 보험이 안되더라도 보통 검사를 해야 한다는데 안 하겠다고 할 환자나 보호자는 많지 않다. 비싸더라도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보험공단도 이를 잘 알고 암묵적으로 넘어가고 있다.

2) 상급병실료

상급병실료의 경우 조금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것이다. 현재 종합병원 다인실 (6인실)의 입원요금 중 환자가 내는 금액은 6000원에서 9000원 사이이다. 반면 2인실 요금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4만원에서 15만원 사이이다. 다인실의 하루 입원료는 찜질방이나 여관비보다도 싸다. 다인실에 입원하면 만원 이내의 저렴한 가격에 하루 입원을 할 수 있지만 다인실이 아니라면 4만원에서 15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다인실 입원료와 2인실 입원료는 이렇게 차이가 큰데, 이 차액을 의료보험에서는 지급해주지 않고 있다. 6인실에 싸게 입원할 수 있는데 상급병실에 입원하는 것까지 의료보험에서 굳이 커버해줄 필요는 없다는 논리이다.

그러면 다인실에 입원하고 싶은 사람은 다인실에 입원해야 하는데, 현실로 돌아가 보면 다인실에 입원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다. 다인실을 원하는 환자들이 많고, 다인실에 입원한 환자들이 퇴원을 하지 않아서이다. 환자들도 다인실에 입원하기가 어려우니 만치 한번 다인실에 입원하면 퇴원을 안 한다. 하루 만원도 안 되는 돈만 내면 병원에 입원해있을 수 있는데 굳이 퇴원할 이유가 없다. 입원하면 하루에 4-5만원씩 나오는 암보험에라도 가입해 있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다인실은 항상 부족하고, 많은 환자분들은 다인실에 입원하고 싶어도 울며 겨자 먹기로 2인실에 입원하고 있다. 그 차액은 고스란히 환자들의 부담이다.

보험이 안 되어도 좋은 약으로 해주세요

Ÿ 보험이 안 되는 비싼 약 = 좋은 약

Ÿ 보험이 되는 싼 약 = 나쁜 약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사람들 인식 속에 이런 등식이 성립되어 버렸다. 마치 군대에 있으면서 나라에서 보급해주는 물품보다 사제 물건을 선호하듯 보험이 안 되는 비싼 약이 더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진료실에 있다 보면, 보호자가 은밀하게 다가와서 이런 말을 많이 한다.

보험이 안되어도 좋으니, 돈에 개의치 말고 좋은 약으로 해주세요.”

아마도 환자나 보호자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의사들은 효과가 좋지만 비싸고 보험이 안 되는 약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약들은 보험이 안되어 못 쓴다더라. 우리는 보험이 안되더라도 돈을 더 쓸 여력이 있으니 우리한테는 좋은 약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고 어느 정도는 틀린 말이다. 왜 그런가?

보험이 안 되는 비싼 약이라고 무조건 좋은 약은 아니다. 보험 되는 싼 약이라고 무조건 나쁜 약은 아니다. 우리는 흔히 2만원 짜리 약이 만원 짜리 약보다 효과가 2배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경제의 논리라면 2배 더 비싼 약을 쓰니 효과도 2배 더 좋아야 할 것 같지만, 의학의 논리로는 그렇지 않다. 오래되고 싼 약 중에서도 효과가 뛰어난 약들은 얼마든지 있다. 임파종 치료에 사용되는 CHOP이라는 복합항암제는 지난 20여 년 간 사용되면서 그 유용성을 입증 받았고 1회 치료 시 몇 만원 안 하면서 임파종을 완치시켜주기도 하는 효과적인 항암제이다. (: 요즘에는 CD20음성인 임파종에만 CHOP 복합항암제가 사용된다.) 보험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싸구려 약이고 효과가 적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고 있는 신약의 경우에 있어서는 보험이 안 되는 비싼 약이 좋은 약인 경우가 많다. 많은 경우에서 이들 신약들은 여러 임상시험에서 기존의 치료보다 우월하다는 결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신약들은 비싸다.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고 특허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가격이 싸다면 대부분 의료보험 처리가 되어 문제가 없겠지만, 약값이 비싸면 당연히 보험커버가 잘 안 된다. 약이 효과가 있더라도 약을 다 보험 처리 해주기 시작하면 보험재정이 금방 바닥 나기 때문에 보험공단 입장에서는 보험처리를 잘 안 해준다. 보험공단의 논리로는 보험재정을 지켜야 하고, 모든 사람이 낸 보험재정을 특정인이 다 써버리기 보다 고르게 혜택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분명 약효가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싼 약에 대해서는 보험을 잘 안 해준다. 보험공단도 일부러 안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어서 안 해주는 것이다. 비싸고 좋은 약에 대해 보험 인정을 해주면 보험재정을 유지하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의료보험료를 올린다고 하면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보험공단에서는 외국에 비해 보험료를 적게 걷고, 대신 혜택도 적게 하는 정책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환자가 보험이 안 되는 좋은 약을 쓰려면 본인이 100% 약값을 부담하면서 써야만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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