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2)
비보험항목이 암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2)
3) 아직 보험인정이 안 되는 신약과 새로 나온 치료법.
담당의사가 “보험이 안되더라고 새로 나온 약을 써보시겠습니까?” 라고 물어보는 부분이 바로 아직 보험인정이 안 되는 신약과 새로 나온 치료법이다. 이 부분이다. 실제적으로 환자와 담당의사를 고민스럽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앞에서 이야기하였으므로 앞부분을 다시 한번 참고해보자. 한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비보험으로 약을 쓴다고 하더라도 병원에 월급쟁이로 있는 의사한테는 개인적으로 이득이 떨어지는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4) 보험급여를 초과하는 처방
3)의 경우와 달리 보험이 인정이 되긴 되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조금 인정되거나 인정 기준이 너무 까다로운 경우이다. 진토제와 백혈구 촉진제가 대표적인 예이다.
(1) 진토제 (구토방지제)
오심 구토는 항암치료 받는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작용이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항암치료를 받으면 반드시 의사는 진토제를 처방해 준다. 진토제는 간단히 구분해서 싼 진토제가 있고 비싼 진토제가 있다. 덱사메타존(dexamethasone)이나 맥소롱(mexolon®, metocloroprimide) 이런 진토제는 한 알에 20원,30원 정도로 가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거의 무한정 보험인정이 된다. 하지만 조프란 (zofran®), 카이트릴 (kytril®), 안제메트 (anzemet®), 나제아 (nasea®)와 같은 진토제는 한 알에 8000원에서 17000원 가량 하는 고가의 약이어서 보험 인정을 많이 해주지 않고 있다. 약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지만 보통 3일치 혹은 5일치 정도밖에 인정해 주지 않는다. 효과는 탁월하지만 약값이 비싸므로 보험을 많이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항상 개인차라는 것이 있다. 항암치료 하면서 유난히 구토가 심한 환자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환자의 경우 담당의사는 진토제를 넉넉하게 주고 싶어지는데, 넉넉하게 주고 싶어도 보험 일수를 초과하면 줄 수가 없다.
이런 경우 담당의사는 보험이 안되더라도 몇 알 더 가져가라며 몇 만원을 더 쓰라고 권유하게 된다. 진토제는 조금 넉넉하게 가지고 있는 편이 낫다. 항암치료 후 구토 때문에 너무 힘든데 진토제가 모자라면, 진토제를 타러 다시 병원에 와야하고 몇 시간 기다려서 외래보고 결국 비보험으로 진토제를 추가적으로 처방받아 약국에 가서 진토제를 사야 한다. 아예 처음 처방 받을 때 조금 넉넉하게 받아두면 이런 수고스러움을 안 겪어도 된다.
(2) 백혈구 촉진제
항암치료 후에 가장 치명적인 부작용이 백혈구수치가 떨어지면서 균감염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응급실로 와야 하고 입원해서 주사로 항생제를 맞아야 한다. 항암제에 따라서 백혈구 수치가 잘 안 떨어지는 약은 상관없겠지만, 유난히 백혈구 수치가 잘 떨어지는 항암제가 있다. 이런 항암제를 맞아서 백혈구 감소증과 균 감염이 잘 생길 것으로 예측되게 되면, 혹은 환자가 이전 항암치료에 백혈구 감소증이 있던 경우에는 담당의사가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를 쓰게 된다.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기 전에 미리 백혈구 촉진제를 맞아서 백혈구 수치를 올려둠으로써 백혈구 감소증과 균감염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임상암학회(ASCO)에서는 나이가 많거나, 이전에 백혈구 감소증이 있었거나, 백혈구 감소로 인한 균감염이 20%이상 되는 항암제를 사용할 경우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 맞기를 권유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를 사용하는 것은 보험적용이 안 된다.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고 열이 나야만 그때서야 백혈구 촉진제를 사용하도록 보험허가를 해준다. 보험이 안되더라도 예방적으로 백혈구 촉진제를 사용할 경우 8만원에서 50만원 정도의 돈을 더 부담해야 하지만,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며 열이나서 응급실에 오고 입원하는 것보다는 싼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권유를 받았다면 비보험이라도 부담하는 편이 환자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돈 몇 만원 쓰는 것이 아까울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입원하게 되어 더 큰 돈을 써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환자가 편안한 진료를 받는데 있어서 우리나라의 의료 보험은 문제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