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주치의와의 효율적인 대화 방법
담당 주치의와의 효율적인 대화 방법
사실 주치의들은 매우 고달픈 사람들이다. 레지던트들은 집에도 못 가고 병원 일에 치여서 사는 사람들이다. 당직서는 날에는 밤에 제대로 못 자는 것은 기본이고 먹는 것마저 제대로 못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입원해 있을 때에 주치의들의 생활 패턴에 대해 알게 되면 서로간의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가령 예를 들어 환자분의 상태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다고 해보자. 주치의가 가장 바쁠 시간에 가서 질문을 한다면 자세한 설명을 듣기가 힘들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바쁠 때에는 밥도 못 먹고 정신 없이 일하는데 그 바쁜 시간에 주치의를 찾아가서 상세하게 설명을 해달라고 하고, 주치의가 설명을 잘 안 해준다고 투덜거려봤자 소용없는 노릇이다. 주치의들은 검사 결과가 나오고 회진이 다 끝나는 오후 늦게나 저녁시간 이후가 한가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주치의가 한가한 때에 가서 물어봐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주말에는 교수님회진이 없는 경우가 많아 주치의들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므로 주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병원마다 진료과 마다 회진시간이 다르고 업무 형태가 다르므로 담당 주치의나 담당 간호사에게 직접 물어보면 주치의의 시간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보자. A라는 보호자는 의사에게 설명을 듣기 위해 이렇게 물어보았다.
“선생님! 도대체 얼굴을 볼 수가 없네요. 하루 종일 목 빼고 기다렸는데 이렇게 늦게 오시는 법이 어디 있어요? 도대체 우리 어머니 상태는 어떤 건가요? 대답 좀 해주시죠?”
반면 B라는 보호자는 이렇게 물어보았다.
“선생님! 우리 어머니 병이 나빠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돼서 좀 여쭤보고 싶은데, 언제 시간이 가장 편하신지요? 편한 시간을 정해주시면 그때까지 제가 기다릴 테니, 그 시간에 면담을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A라는 보호자는 담당 주치의가 언제 올지 몰라 화장실도 못 가고 병실에서 아무 일도 못하고 하루 종일 기다렸다가 겨우 담당 주치의를 만났다. 반면 B라는 보호자는 담당 주치의 선생님과 시간약속을 해놓았기에, 밥도 먹고 나가서 볼 일도 보고, 병실 간이 침대에서 낮잠도 자다가 담당 선생님이 가장 한가한 시간에 면담을 하였다. 둘 중 어떤 보호자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을까?
이것은 일종의 배려이다. 의사도 사람인 만치 ‘환자와 보호자들이 내가 바쁜 것을 이해해주고 바쁜 나를 배려해주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면 아무래도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더 잘해주게 되어있다. 이것을 보고 의사들이 사람 차별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궁극적으로는 환자와 보호자가 원하는 것은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잘 받고 설명을 잘 듣고 좋은 치료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서로간에 윈윈게임으로 가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 조금만 더 주치의들을 이해하고 조금만 배려해주면 내가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