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을 잘 안 해주는 의사들
설명을 잘 안 해주는 의사들
암을 진단받고 나서 투병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불만은 누가 뭐래도 의사들이 설명을 잘 안 해준다는 점이다. 지금의 병 상태가 어떠한지, 주의해야 할 부작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앞으로는 예후는 어떻게 될지 궁금한 것들이 너무나 많아,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을 듣고 싶은데, 의사들은 회진 와서도 별 이야기 안하고 휙 가버리곤 한다. 하루 종일 병실에 입원에서 담당선생님이 언제 회진 오시나 목 빼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 기다림이 허무해 지는 순간이 많다. 행여나 잠시 화장실 간 사이에 담당선생님 회진 오실까봐 화장실도 못 가고, 자는 사이에 오셨다가 갈까봐 잠도 안자고 기다렸건만, 기껏 와서는 별 이야기를 안 하고 가버린다. 그래도 옆 환자에게는 이제 얼마 안 남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길게 하고 가시는 것을 보면 그나마 우리에게는 별 이야기 안하고 가시는 것이 나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 정도이다.
여러 가지 변명을 할 수 있겠지만, 의사가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기본적인 전제이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환자가 많다는 이유도 정당한 면책 사유가 되진 못한다. 의사에게는 분명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환자들이 느끼기에는 의사들이 설명을 잘해준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로 같은 의사가 보기에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권위적이거나 고압적인 의사가 있다. 환자에게 불친절하고 설명을 안 해주는 의사도 있다. 반면 같은 의사가 보기에도 감탄스러울 만치 환자들에게 친절하고 설명을 잘 해주는 따뜻한 의사도 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의사 개개인의 성격 탓도 있고, 개개인의 여유시간이 다른 탓도 있을 것이다. 의사 개개인이 아는 정도나 업무량에 따른 차이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의사 개개인에 따른 차이가 크다 보니, 환자 입장에서는 주치의 잘 만나면 충분히 설명을 듣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주치의 잘 못 만나면 설명도 잘 못 듣고 마음만 불안해진다.
이것을 단순히 의사들 개인 탓으로 돌리고 불평하며 원망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있다. 바로 우리가 과연 얼마나 효율적인 대화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