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뜻이 가장 중요… 가족·의사 결정만으론 치료중단 못한다

연명치료 중단 절차 등 구체적 기준 마련해야

대법원이 존엄사를 인정한 것은 의학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환자에게 무의미한 치료를 계속하는 것보다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길이라는 취지다. '사람답게 살 권리' 못지않게 '사람답게 죽을 권리'도 중요하다고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은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를 퇴원시켜달라는 가족들의 요구를 들어줬다가 환자를 사망하게 한 혐의(살인방조)를 받은 의사 2명에게 지난 2004년 유죄를 선고한 이후, 5년 만에 연명치료 중단이 가능하다며 다소 전향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존엄사가 의료계 일부에서 오래전부터 사실상 묵인돼왔다는 현실과, 2002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존엄사를 인정하는 서구 국가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추세도 반영한 판결이라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품위 있게 죽을 권리 인정… 기준은 까다롭게

대법원은 다만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분명한 기준을 제시, 존엄사가 남발될 수 없도록 했다. 대법원은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행위를 중단할 것인지 여부는 생명권 존중의 헌법이념과 사회상규에 비추어 극히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고 정한 기준은 두 가지다.

첫째,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있는 환자에 국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환자의 의식이 회복 가능성이 없고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생체기능의 상실을 회복할 수 없으며 ▲환자의 신체상태에 비추어 짧은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이 명백한 경우에만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있는 환자로 볼 수 있다고 규정했다. 전문 의료진이 세 가지에 모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해당 환자가 연명치료를 중단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것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뜻에 의해 존엄사가 남발되면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해석에 따라 가족이나 의료진의 의사로 치료가 중단돼선 안 된다고 못박은 것이다.

아직 기준이 모호… 구체적인 입법 필요

이번 대법원 판결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비중을 둔 판결로, 이미 식물인간이 된 환자 김모(여·76)씨가 과연 치료 중단을 원했는지가 가장 큰 쟁점이었다.

김씨 가족측 신현호 변호사도 "대법원이 (김씨의 의사에 대한) 주변정황이 갖는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해준 결과 나온 판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가 인공호흡기를 떼어내고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는지를 명확하게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앞으로 또 다른 존엄사 판단에서 환자의 의사를 두고 첨예한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일단 "환자가 사전의료지시서 등 미리 문건으로 (치료 중단) 의사를 밝힐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평소의 가치관·신념으로 비춰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로 남게 될 김씨의 경우 일상대화에서 "나는 저렇게까지 남에게 누를 끼치며 살고 싶지 않고 깨끗이 떠나고 싶다"고 말해온 점이 인정됐다. 하지만 평소 연명치료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젊은 사람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식물인간이 됐다면 당사자가 연명치료를 계속 받겠다는 건지, 아니면 중단하겠다는 건지 의사를 알 길이 없다. 평소에 존엄사 의사가 있었더라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이후에도 계속 존엄사를 원하는지도 판단이 어려운 영역에 있다.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들어선 경우'도 의견이 엇갈릴 소지가 없지는 않다.

다수 대법관이 정한 존엄사 기준에 반대한 이홍훈·김능환 대법관은 "김씨의 경우를 볼 때 아직도 기대여명이 4개월 이상으로 판정되는 등 상당수 환자의 경우에 돌이킬 수 없는 사망상태라고 단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절차와 기준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하루빨리 존엄사의 세부기준을 규정한 입법(立法)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직 존엄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점과 종교계를 중심으로 존엄사 허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점도 풀어내야 할 숙제다.

기사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5/22/2009052200107.html


Posted by 김범석 bhumsuk

뇌사-식물인간, 존엄사-안락사 차이는

연합뉴스 | 입력 2009.05.21 14:52 | 수정 2009.05.21 14:55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대법원이 21일 식물인간 상태로 진단된 환자의 존엄사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존엄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판결은 존엄사와 관련해 아무런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가 존엄사를 원했을 것으로 추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존엄사의 인정 범위를 식물인간 상태에서 연명치료 효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에 한정한 만큼 안락사 등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는 "이번 판결은 사고 발생 시점보다 현재 시점에서 봤을 때 환자에게 연명치료를 해도 회복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남성모병원 완화의학과 염창환 교수는 "존엄사와 안락사는 개념이 전혀 다르다"면서 "존엄사는 환자와 가족을 위해서도 도입되어야 할 제도로 인위적인 기계호흡을 통해 무작정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병원, 환자,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존엄사 판결을 계기로 뇌사와 식물인간, 존엄사와 안락사 등의 차이점을 알기 쉽게 정리해 본다.


◇ 뇌사 = 뇌사는 뇌의 활동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정지된 상태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생명을 을 주관하는 뇌간(숨골)의 기능이 정지됐고 이로 인해 모든 반사작용이 없거나 무호흡 증상이 모두 확인될 때 뇌사로 진단한다.


◇ 식물인간 = 식물인간 상태는 심장과 폐 기능이 작동을 멈춰 심한 저산소성 뇌손상을 받은 환자들이 깊은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지속적으로 생존하는 경우를 말한다.

식물인간은 뇌 중에서 대뇌의 전반적인 손상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뇌사와 다르다. 반면 뇌사는 대뇌를 포함한 뇌간(숨골)이 손상을 받아서 발생한다.

따라서 식물인간 상태에 놓인 환자는 호흡중추가 뇌간에 있기 때문에 인공호흡기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공호흡기가 식물인간 여부를 결정하는 잣대는 아니라는 게 대다수 의료인의 분석이다.


◇ 존엄사 = 존엄사는 말 그대로 품위 있는 죽음을 말한다. 인간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의 의학적인 치료를 다했음에도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함으로써 질병에 의한 자연적인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때는 의학적 치료가 더 이상 생명을 연장할 수 없기 때문에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한다고 하더라도 그 치료의 중단으로 생명이 더 단축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안락사 = 안락사란 질병에 의한 자연적인 죽음보다 훨씬 이전에 생명을 마감시키며, 질병에 의한 죽음이 아니라 인위적인 행위에 의한 죽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존엄사와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

이 중에서도 '적극적 안락사'는 환자의 요청에 따라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에게 약제 등을 투입해서 인위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행위를 뜻한다.

또 '소극적 안락사'는 환자나 가족의 요청에 따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공급, 약물 투여 등을 중단함으로써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의 경우 식물인간 상태에서 인공호흡기 제거가 가능토록 한 만큼 넓은 의미에서 소극적 안락사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인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호스피스·완화의료제도'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지 않는 대신 적극적 안락사든, 소극적 안락사든 모두 반대하는 점을 들어 이번 판결이 소극적 안락사와는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안락사를 반대하는 가톨릭과 같은 종교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제도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종교계에서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는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안락사를 예방하는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 호스피스·완화의료 =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죽음이 임박한 말기환자에게 '무의미한 치료'를 환자의 자율적 결정대로 시행하지 않는 대신 훈련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와 자원봉사자가 환자의 통증 등의 다양한 증상에 대해 치료와 심리적, 영적 상담을 시행하면서 품위 있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 무의미한 연명치료 = 무의미한 치료란 인간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의 의학적인 치료를 다했음에도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 의학적으로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계적 호흡이나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학적으로 인공호흡기 사용이나 심폐소생술, 신투석 등 생명유지기술들이 발달했지만 죽음의 과정에 접어든 말기환자의 경우에는 고통을 연장할 뿐 오히려 비인간적이라는 윤리적 측면에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무의미한 치료'는 의학적으로 회복이 가능한 상태에서 갑작스런 호흡 정지와 심장 마비로 사망할 위험이 있을 때 시행되는 '의미 있는' 생명연장치료를 중단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경우는 생명연장치료가 환자의 생명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기 �문에 의료인들은 최선을 다해 심폐소생술과 중환자실 집중치료 등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사전의사결정제도 = 이 제도는 죽음이 임박하지 않은 시점에서 죽음이 임박했을 때 생명연장치료의 시행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리 개인의 의지와 선호에 의해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의료계에서는 이를 두고 환자의 자율적 의지를 존중하는 인본적인 제도라고 평가한다.

사전의사결정제도는 미국과 대만, 프랑스 등에서 이미 도입해 시행 중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제도화를 위해 필수적인 장치라는 게 이 분야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bio@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끝)

 

존엄사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때 항상 문제가 되는 점은
용어가 정리가 명확히 안된 상태에서 논의가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참고가 될까하여 퍼왔습니다 

Posted by 김범석 bhumsuk

이제 우리도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합시다.

 

 

법원이 식물인간 상태인 환자의 존엄사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 서부지법은 28일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어머니로부터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달라며 김모씨(75, )의 자녀들이 낸 소송에서 김씨로부터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살아있는 환자에 대한 연명 치료를 중단해달라며 환자의 가족들이 법원에 소송을 낸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그 동안 주목 받아 왔었는데, 오늘 그 판결이 나온 것이다.


 
재판부는 "환자의 치료 중단 의사는 원칙적으로 치료 중단 당시 질병과 치료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았음을 전제로 명시적으로 표시해야 유효하지만 질병으로 의식불명의 상태에 처한 경우 환자가 현재 자신의 상태 및 치료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았더라면 표시했을 진정한 의사를 추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학계와 의료계는 무의미한 의료집착적 연명치료에서 벗어나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확인해준 판결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반면, 종교계는 이런 것이 허용되면 생명경시풍조가 만연할 수 있다며 우려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이번 판결을 통해 그 동안 쉬쉬 되어 오던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둘러싼 논란은 가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판결이 윤리적으로 사회적으로 법적으로 타당한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서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이런 경우 법이나 윤리보다 우선시 될 수 있는 것은 환자 본인의 판단과 의지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을 가정해보자. 재판 중간에 환자를 단 1분 만 정신을 차릴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해보자. 재판관이 환자에게 물었다.


자 이제 환자분은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그러면 환자는 대답을 할 것이다.

저에게 이렇게 인공호흡기를 달고 사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어요. 치료를 중단해 주세요

저는 이렇게 인공호흡기를 달고서라도 꼭 살고 싶어요.”  


이렇게 되면 재판관은 판단할 이유가 없어진다. 환자 뜻을 존중해서 환자의 뜻대로 하면 되는 것이고, 윤리적 법적인 판단의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없어진다. 환자 스스로의 생명에 대한 스스로의 가치와 판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행히 환자분은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식물인간 상태여서 이런 의사 표명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안이 복잡해지고, 사회 통념상 통용되는 윤리적 사회적, 법적 잣대로 판단을 하다 보니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다.

 

만일 평소에 환자가 자녀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나에게 만일 이러 이러한 상황이 오면 이러 이러하게 해달라.”라고 말했더라면 더 나아가 이를 문서화 해둔 것이 있었다면, 남은 사람들끼리 지루한 법적 공방이나 윤리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서양에서는 advance direct (사전의료 지시서, living will)이라고 해서, 의식이 맑고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시기에 미리 환자 본인의 뜻을 서면으로 밝혀두는 일이 보편화 되어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아직 ‘advance directive’가 아직 제도화 되기는커녕 개념조차 도입되지 못했다. advance directive의 정확한 한국말 번역도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DNR이라고 해서 심폐소생술 거부동의서라는 것이 있어서, 죽음이 임박했을 때 심폐소생술을 할지 말지 정하는 것이 도입되어 있는데, 이마저도 잘 시행되고 있지는 못하는 듯 싶다.


 서울대병원 허대석, 오도연 교수팀의 조사1)에 의하면 병원에서 임종했던 말기 암환자 165명 중에서 DNR에 대해 동의하고 임종준비로 들어가는 시점은 보통 임종 8일 전이었다. 이렇게 늦게서야 죽음에 대해 준비하다 보니, 가족들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끝까지 심폐소생술을 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4.2%나 되었다.

문제는 또 있다. 동의서를 받았던 143명의 환자 중에서 가족이 없었던 1명을 제외한, 나머지 142명은 DNR 동의서를 가족이 작성하였다. 정작 환자 본인은 본인 목숨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교수팀의 연구2)에 의하면 임종이 임박한 경우 암환자의 96.1%는 환자 본인에게 말기 상태임을 알려주기를 원하고 있으나, 가족들 중에서는 78.3%만 환자에게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환자 대다수는 본인 병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어하나, 보호자들은 정확히 알리는 것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환자 본인은 본인 상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 채, 본인의 목숨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의료진과 가족으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인의 병 상태를 충분히 이해하고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시기에 환자 본인의 뜻을 서면으로 밝혀두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그리고 갑자기 환자에게 무슨 일이 닥친다면 의료진도 가족도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못해 우왕좌왕 하게 되고, 김모씨의 경우처럼 식물인간 상태가 된다면 연명치료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논쟁을 벌이게 된다.

 

물론 환자 본인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고, 병 상태를 정확히 이해시키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환자분에게 미래에 생길지 모르는 나쁜 상황이나 죽음에 대해 미리 이야기 하고, 환자분의 뜻을 물어보는 일 또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갑자기 일을 당하고 나서 가족들이 겪게 되는 혼란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아는 어느 교수님은 본인의 유서, 재산현황, 통장, 장례식 절차, 보험증권 등을 준비해서 장롱 속 서류가방에 준비해 놓으신다고 한다. 사람이 살다 보면 언제 어떤 일이 갑자기 생길지 모르는 건데, 혹시라도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 남은 가족들이 이 서류가방만 열어보면 자신이 죽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렇게 미리 준비를 해 놓고 본인의 뜻을 알려두면, 본인도 좋고 가족들도 좋을 것이다.

 

오늘 하루 신문과 뉴스가 존엄사 논쟁으로 뜨겁다. 그것이 옳고 그름을 토론하기 전에, 우선 챙겨야 할 대안은 얼마든지 있다. 호스피스, advance directive, DNR,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솔한 대화. 이런 것들을 통해서 환자분의 평소 의중을 잘 알아두고, 이를 더욱 분명히 해둔다면 존엄사 논쟁은 더욱 쉬워질지 모르겠다. 우리도 이제 죽음에 대해서 마음을 터놓고 환자와 이야기 해보면 어떨까. 죽음에 대해 터 놓고 이야기 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회 풍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References

1) Oh DY, Kim JH, Kim DW, Im SA, Kim TY, Heo DS, Bang YJ, Kim NK. CPR or DNR? End-of-life decision in Korean cancer patients: a single center's experience. Support Care Cancer. 2006 Feb;14(2):103-8.

 

2) Yun YH, Lee CG, Kim SY, Lee SW, Heo DS, Kim JS, Lee KS, Hong YS, Lee JS, You CH. The attitudes of cancer patients and their families toward the disclosure of terminal illness. J Clin Oncol. 2004 Jan 15;22(2):307-14.

 


Posted by 김범석 bhum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