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09/05/23 [퍼온글] '아름다운 마무리' 이렇게 by 김범석 bhumsuk
  2. 2009/05/09 [Why]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별의 과정이란 걸 깨달았죠" by 김범석 bhumsuk
  3. 2008/03/12 임종장소: 병원이 좋아요 아니면 집이 좋아요? by 김범석 bhumsuk
  4. 2008/02/26 호스피스와 완화의학의 이용 방법 by 김범석 bhumsuk
  5. 2008/02/24 호스피스 시설의 종류와 장점 by 김범석 bhumsuk
  6. 2008/02/23 호스피스는 죽는 곳 아닌가요? by 김범석 bhumsuk
  7. 2008/02/22 이제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으니 집 근처 병원으로 가세요 by 김범석 bhumsuk

'아름다운 마무리' 이렇게
임종통증 90% 줄일수 있어 '편한 죽음' 호스피스 도움을

누구나 '인간답고 품위 있는 죽음'을 바란다.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는 21일 대법원 판결로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하자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품위 있게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해 준비할 것들은 무엇일까.

죽음의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려면?

김수환 추기경은 의식을 잃기 전 의료진에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선종(善終)했다. 아직 법적 뒷받침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사전 의료지시서(advance directives)'를 작성해 미리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품위 있는 임종'에 임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이 암 환자 298명을 사망시까지 추적한 결과, 무의미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겠다고 동의한 경우는 11.7%에 불과했다.

사전 의료지시서에선 본인이 원하는 치료와 원하지 않는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항생제 사용, 혈액 투석, 영양공급 등이 선택사항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는 반드시 환자 본인이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는 인공호흡기·심폐소생술뿐 아니라 수혈, 수액·영양제 공급, 투석 등 '포괄적 연명치료'까지 사전에 환자가 결정하게 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기획조정실장은 "사전 의사 결정이 반드시 연명치료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1% 확률만 있어도 최선을 다해 달라는 환자의 요구도 존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가 지난해 9월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전 의사결정서'를 언제 작성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질병이 생겼을 때'가 33.3%로 가장 많았고, '말기 진단시'가 31.1%, '건강할 때'가 26.1%였다. 의사들은 "건강할 때 작성해 놓으면 좋겠지만,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말기 진단을 받았을 때는 꼭 사전 의사결정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통 없이 죽음을 맞으려면?

죽음이 임박했을 때 환자와 가족들이 두려움을 갖는 것 중 하나가 환자의 극심한 통증이다. 그러나 의사들은 의료 기술과 의약품의 발달로 중독 등 부작용 없이 고통을 90%까지 줄여 임종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의사와 통증과 증상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지속적으로 갖는 것이다. 고려대구로병원 최윤선 교수는 "통증을 참는 것이 미덕이 아니다. 환자가 의사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영호 실장은 "의료진이 가족보다 환자 본인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사에게 통증을 얘기하면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절한 진통제를 선택해준다. 의료계는 2003년 암환자 통증 해결을 위해 '암 통증 관리지침'을 개발했고, 정부는 마약성 진통제 처방의 보험적용 제한도 풀었다.

호스피스 의료기관 이용하려면?

호스피스 의료기관은 더 이상 치료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이 편하게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토털케어를 제공하는 곳이다.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질병이 점차 진행돼 수개월 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는 호스피스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의사들은 호스피스 의료기관을 이용하면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줄이고 삶과 죽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호스피스 병상을 갖춘 전국 78개 의료기관 중 일정한 기준을 충족한 34개 의료기관을 지정해 놓고 있다.

최윤선 교수는 "돈이 없어 호스피스 서비스를 못 받는 사람이 없도록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현재 의료체계에서 호스피스 의료기관을 운영할 경우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의료 수가(酬價)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죽음 준비교육 받으려면?

상당수 노인복지관과 단체에서 차분히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죽음 준비교육'을 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문의와 교육 접수 신청도 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인생 되돌아보기, 죽음의 의미 이해, 죽음을 위한 준비, 직접 유언장이나 자서전 써보기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동작노인종합복지관, 노원노인종합복지관, 각당복지재단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 아름다운재단 등에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진탁 한림대 생사학연구소장은 "죽음 준비교육을 받으면 죽음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삶을 보다 의미 있고 보람 있게 영위할 수 있고, 죽음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5/22/2009052200096.html



Posted by 김범석 bhumsuk

[Why]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별의 과정이란 걸 깨달았죠"

(포천=채성진 기자 dudmie@chosun.com

조선일보  2009.05.09

'천국으로 가는 마지막 간이역' 모현호스피스 손 카리타스 수녀
호스피스 생활 20년째… 한 해 200명 가까운 환자 돌봐 "호스피스는 죽으러 가는 곳이 아니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그런 자리예요"
"여기선 축하할 거리만 있으면 뭐든 파티를 벌여요 사진도 많이 찍어드리죠 환하게 웃는 생전 모습이 앨범으로 남겨지는 거예요"

'천국으로 가는 인생의 마지막 간이역.' 경기도 포천시 신읍동의 모현호스피스를 사람들은 이렇게 부른다. 2005년 5월 문을 열어 지금까지 700여명이 이곳에서 삶을 마무리했다. 호스피스 생활 20년째를 맞는 손 카리타스(47) 수녀는 말기 암 환자들의 딸이자 동생, 언니와 누나로 하루를 보낸다.

"오전에 벌써 두 분이 돌아가셨어요. 새벽 2시에 위암 할머니 한 분, 10시에 췌장암 할머니 한 분. 위암 할머니는 이곳에 온 지 한 달이 안 됐는데 지난주 산정호수에 다녀온 게 참 잘 됐어요. 음식을 못 드셨는데 도토리묵을 잘게 잘라 드리고 막걸리를 빨대로 찍어 한두 방울 혀에 떨어뜨렸더니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지난달에는 스물두 분이 선종(善終)하셨네요. 정말 4월은 잔인한 달인가 봐요."

어머니의 마음

카리타스 수녀는 1989년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에 들어와 수녀 생활을 시작했다. 어렸을 적부터 천주교 신자였던 그는 "소녀 시절부터 좀 청승맞은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환자가 단 한 사람도 없도록!”포천시 신읍동 모현호스피스를 찾는 말기 암 환자에 대한 카리타스 수녀의 약속이다. 그는“마당에서 침대에 누워 꽃내음을 맡으며, 병실 베란다에 나가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며 편안 히 생을 마친 환자도 있다”고 했다. ☞ 동영상 chosun.com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죽음과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는 그들이 편안히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지금 제가 있는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는 임종하는 이들을 돌보는 것을 사명으로 1877년 영국의 메리 포터 수녀가 시작하셨어요. 성소(聖召) 모임을 하며 '바로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구나' 싶었죠. 수녀가 40여명인 '작은' 모임인데, 90% 이상이 임종(臨終) 사도직을 맡고 있어요. 여기 이름 모현(母峴)이 '어미 모'에 '언덕 현'이에요. 갈바리 언덕에서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아들을 껴안았던 어머니의 그 마음."

그는 한 해 200여명 가까운 말기 암 환자와 함께 한다. 가까운 가족들의 평안한 임종을 지켜보며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별의 한 과정이란 걸 깨닫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수녀가 되기 전 친할머니가 돌아가실 때예요. 3일 동안 누워 친척들과 일일이 이별 인사를 나눴어요. 장례도 집에서 치렀는데 전통적인 죽음의 방식이 참 편안했어요. 간암으로 고생한 외할머니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세상을 뜨기 며칠 전부터 집에서 마지막을 가족과 함께했죠. 1995년 돌아가신 아버지, 파킨슨병으로 고생하시다 작년에 천국으로 가신 어머니도 저와 함께 마지막을 준비하셨어요."

동행(同行)

'우리는 이분들을 기억합니다. 당신은 외롭지 않습니다. 우리가 함께 있겠습니다.'

모현호스피스 곳곳에 붙어 있는 글귀다. 그 아래 이곳에서 운명한 환자들의 이름이 가로세로 1년 365일의 칸마다 깨알같이 적혀 있다. 카리타스 수녀는 "매일 기도하고 이름을 부르며 그들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모현호스피스는 3층짜리 아담한 건물을 쓴다. 1층은 노인 전문 요양원, 2층은 말기 암 환자를 낮 동안 돌보는 시설이다. 호스피스 병동은 3층이다. 병상은 모두 19개로 2인실이 7개, 4인실이 하나다. 오후의 햇살이 방안에 가득한 '해바라기방'은 임종실로 사용했다.

의료진과 수녀 등 10여명이 24시간 환자들을 돌본다. 환자들은 유동식을 투여하는 '콧줄'도, 수액을 공급하는 링거줄도 매달지 않고 있었다. 통증 완화 조치를 충분히 받아서 그런지 표정이 밝았다. 매일 아로마 마사지를 받고 뜨끈한 목욕 서비스도 일주일에 한 번 받고 있었다. 카리타스 수녀는 "마당에서 침대에 누워 꽃내음을 맡으며, 병실 베란다에 나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생을 마친 환자도 있었다"고 했다.

"보통 환자들은 짐짝 취급을 당하죠. 가족들 힘들게 하고, 병원비 까먹는 존재로 스스로를 폄하해요. 여기선 젊은 환자들이 카네이션을 만들어 부모님께 달아주고, 엄마 환자들이 음식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시간을 마련하죠. 선물 전달식은 늘 울음바다가 되지만 가족에게 뭔가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환자들이 뿌듯해해요."

가장 애통했던 죽음을 묻자 카리타스 수녀는 한 30대 회사원을 떠올렸다.

"키가 크고 잘생겼죠. 배가 아파 병원을 찾았는데 췌장암 판정을 받은 거예요. 만삭의 아내는 결혼 1주년을 보름 앞두고 제왕절개로 첫 아이를 낳았죠. 아내는 실밥도 뽑지 못한 채 남편의 병실을 찾았고 핏덩어리 아들과 아내, 남편이 침대를 붙이고 마지막이 될지 모를 밤을 함께 보냈어요. 이틀 뒤 남편이 세상을 떴죠. 준비했던 결혼 1주년 파티는 끝내…. '제 인생의 2년만 떼어서 그에게 부탁한다'는 기도를 난생처음으로 드렸어요."

그는 90년대 초반 겪었던 강릉 50대 맹인 여성의 죽음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간암 투병 중이던 그에겐 입양한 초등학생 아들이 있었다. 임종을 앞두고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일일이 이별의 편지를 썼다. 아들이 삐뚤빼뚤 대필(代筆)한 편지마다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세상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다고 한다.

나우 앤 히어

카리타스 수녀가 강조하는 원칙이 하나 있다. '나우 앤 히어(now and here)'다. 무엇이든 지금 즉시, 바로 여기서 하자는 것이다.

"우릴 기다려주는 환자는 없어요. 내일 잘해주면 되지 하지만 이들은 그 밤을 기다려주지 않아요. 차 시간 때문에 내일 가야지 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좀 흐리니까 다음 주에 소풍을 가자고 했는데…. 바로 다음 날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입술을 깨물어요."

카리타스 수녀는 지난 월요일 환자 한명과 영화 '워낭소리'를 보러 갔다. 의료진과 수녀 등 대여섯명이 동행했다. 그는 "아픈 사람 놓고 잔칫상 벌이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여기에선 뭐든 생일이든 결혼기념일이든 축하할 거리만 있으면 파티를 벌인다"고 했다.

카리타스 수녀는“환자는 우릴 기다려주지 않는다”며“무엇 이든 지금 즉시, 바로 여기서 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 환자들은 다시 축하받을 기회가 언제일지 모르는 분이에요. 사진도 많이 찍어드려요. 대부분 웃으면서 카메라를 받아들이시죠. 가족들 품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생전의 모습이 앨범으로 남겨지는 거예요."

그녀는 최근 이곳에서 숨을 거둔 환자 118명의 사진을 한장 한장 보여줬다. 임종 5일 전 산소 호흡기 잠깐 빼고 찍은 환자의 얼굴은 해맑았고 임종 두 시간 전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는 한없이 편안해 보였다. 즐거운 생일 잔치를 벌이는 여자 환자는 촬영 다음날 가족들의 손을 잡고 눈을 감았다고 한다.

그는 남겨진 가족에 대한 관심도 잊지 않는다. 토요일마다 사별가족 모임을 10번째 이어가고 있다. '말기 암 환자나 보호자와 마주 앉을 1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당신을 무엇을 할 것인가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아무 얘기 안 하고 그냥 안아줄 것 같다"고 했다.

편견

카리타스 수녀는 시간 그리고 편견과 전쟁을 치른다. 그는 "'호스피스는 죽으러 가는 곳'이란 편견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공기 좋고 깨끗한 병원으로 간다면서 자식들이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환자는 '이놈들이 이제 나를 고려장 치는구나' 하며 악다구니를 써요. 오자마자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돌아가시는 분도 있죠. 오래지 않아 의식을 잃은 채 생을 마감하십니다."

그는 이곳에서 28일의 여생(餘生)을 보낸 할아버지가 운명 8시간을 앞두고 구술한 편지를 읽어 줬다.

'너희들 눈에는 내가 고통스럽게 보이겠지…. 나는 지금 아주 상쾌하다. 햇빛 밝은 쪽마루에 앉아 맑은 물로 발을 싹싹 닦은 것처럼.'

그는 서로 준비하고 화해할 시간을 줘야 한다면서 남매를 잇달아 잃은 어느 아주머니의 얘기를 했다. "작년 12월 심장마비로 아들을 잃은 아주머니였는데 이별할 준비도 못하고 떠나 보낸 게 그렇게 애통하다던 그분은 암 투병하던 딸아이를 생각하면 차라리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르겠다며 울먹였어요."

그는 특히 어린 아이들의 죽음 앞에 절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골육종으로 투병하던 열세살 여자 어린이의 마지막을 떠올렸다.

"열세살. 죽음을 받아들이기엔, 아니 죽음이 뭔지 깨닫기엔 너무 어린 나이잖아요. 보통 말기 암 환자들은 잠들면 다시 눈을 뜨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잠들지 못해요. 이 아이는 얼마나 눈을 부릅떴는지 수면제도 들지 않았어요. 마지막까지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그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그는 통증에 대한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겪지 않으면 고통의 깊이를 절대 알 수 없다"면서 완화 치료에 대해 환자 중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견디지 못할 고통을 견디라고 하는 것은 무지(無知)를 넘어 폭력"이라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존엄한 죽음

매일 누군가는 생을 마감하는 모현호스피스의 생활이 두렵지는 않을까. 카리타스 수녀는 "그럴수록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런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이 일을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호스피스란 통합의 과정"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 죽음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 그냥 슬퍼하고 좀더 살기 위해 애쓰다 경황 없이 이 세상을 떠나는 것보다 훨씬 값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돌아가시는 순간 환자복 대신 미리 준비한 깨끗한 평상복이나 한복을 입도록 하는 것도 고인에 대한 배려의 하나라고 했다. 남겨진 가족들이 숨진 환자의 몸을 같이 씻기며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반나절까지 애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하는 것도 그런 뜻이라고 했다. '존엄한 죽음'에 대해 그는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실낱 같은 기대감에 민간 요법까지 두루 거치면서 인생을 정리할 기회를 놓치고 만다고 안타까워했다.

"환자 95% 이상은 '한 달만 빨리 올 걸 그랬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병원에서는 이런 얘기를 왜 안 해주느냐는 거예요. '다잉 웰(Dying Well)'이란 책이 있습니다. '죽음을 어떻게 살까'랍니다. 어떻게 고통을 살고, 어떻게 가난을 살아야 할까요. 거부할수록 죽음은 더 어려워질 것 같아요."

카리타스 수녀는 최근 4인실 방에서 돌아가신 할머니만 생각하면 명치끝이 아린다고 했다. 노래 한 곡을 해 달라는 부탁에 '좀더 연습해서 들려주겠다' 했는데, 이틀 동안 서울 출장 갔다 온 사이에 그만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지난 2주 내내 가슴에 걸렸어요. '거위의 꿈'이란 노래를 듣고 싶어하셨는데, 가수 인순이씨가 여기 와서 불러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Posted by 김범석 bhumsuk

임종장소: 병원이 좋아요 아니면 집이 좋아요?

예전에는 집 밖에서 돌아가시면 객사라고 해서 어르신들이 무척이나 싫어하셨다. 예전에는 병원에 계시다가도 임종의 순간이 오면 집으로 모시고 가곤 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전부터는 오히려 집에서 계시던 분들도 임종은 병원에서 맞겠다며, 임종직전에 병원으로 모시고 오는 일이 자주 생기고 있다. 병원 영안실이 워낙 잘 되어있어, 임종을 병원에서 맞는 것이 가족들 입장에서도 편하다는 것이다.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었다. 실제로 암환자들이 임종을 맞는 장소를 살펴보면 점차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 환자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환자분 암이 계속 진행되고, 몸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하면, 가족들은 임종을 어디에서 맞게할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된다. 정답이 있을 수 없는 문제이고, 환자와 보호자분들이 잘 상의해서 정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환자분이 편안한 장소에서 맞이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보호자가 장례 치르기 편한 곳보다 환자가 마음 편안한 곳에서 임종을 맞는 것이 환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

호스피스와 완화의학의 이용 방법

대형병원의 담당 의사로부터 호스피스를 권유 받았다면 서운해하거나 배신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죽음은 하나의 과정이지 치료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암을 치료하는 대형병원에는 대부분 호스피스실이나 사회사업실이 있어서 여기에 연락을 하면 호스피스 기관과 연계를 시켜준다. 호스피스 기관을 연계해주는 담당자에게 자세한 조언을 구하고, 주치의 선생님으로부터 소견서와 치료요약지를 받아 호스피스 기관에 미리 보내면 된다.

환자분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호스피스 기관에 직접 연락을 해보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보호자가 미리 환자 상태에 대한 소견서와 현재 복용중인 약의 처방전을 들고 호스피스 기관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호스피스 기관의 담당 선생님에게 먼저 소견서를 보여드리고 대형병원에서 치료 받던 연장선에서 호스피스 완화 의료 치료가 가능한지를 먼저 물어보아야 한다.

보호자가 미리 호스피스 기관을 방문하였다면 호스피스 기관의 입원실과 같은 시설들의 사진을 찍어가서 환자에게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환자가 마음에 들어야 하고 환자 마음이 편안한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호스피스 시설의 종류와 장점

우리나라에서 아직 그 숫자가 부족하지만 현재 운영되고 있는 호스피스 시설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호스피스시설 종류

특징

우리나라 시설

독립 시설 호스피스

호스피스만을 위한 독립된 건물이 갖추어진 경우.

대개 15-30병상 규모의 입원 환자 병동이 갖추어져 있음.

정토마을 호스피스
샘물 호스피스

병원 호스피스

별도 병동형

호스피스

병원 안에 독립된 '호스피스 병동'을 갖춘 경우.

강남 성모병원
성가복지병

병상 산재형

호스피스

독립된 병동 없이 호스피스 대상 환자들이 일반 환자들과 같은 병실을 사용하는 상태에서 병원 호스피스 팀에 의해 제공되는 서비스.

독립된 병동을 갖추기 어려운 병원에서 주로 행해지고 있음.

서울대학교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

가정 호스피스

호스피스 담당 의사, 간호사들이 환자의 가정을 직접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환자의 신체, 정신, 사회적 증상을 관리하는 형태의 재가(在家) 서비스.

모현 호스피스

이대 부속병원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

..상 의원

(자료출처: 서울대병원 호스피스실http://hmo.snuh.org/hospice/)

각각의 유형에 따라서 환자분에게 맞는 호스피스를 이용하면 된다.

<그림: 호스피스기관의 이용>

호스피스는 단순히 죽으러 가는 곳도 아니고 종교적인 편안함을 위해 가는 곳도 아니다. 호스피스는 하나의 의료 서비스이다. 호스피스시설을 이용했을 때 환자의 전인적인 돌봄 이외에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년에 걸쳐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한 이들에게 물어보니, 일반 병동에서 지낼 때보다 경제적 부담 감소(94.6%), 환자와 가족의 정서적 부담 감소(95.1%), 가족 구성원 갈등 감소(93.4%)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83.1%다른 사람에게도 권유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호스피스가 말기 암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출처 한겨레21, 665]

http://www.hani.co.kr/section-021014000/2007/06/02101400020070621066505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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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는 죽는 곳 아닌가요?

임종과 호스피스 : 2008/02/23 16:53
Tag 호스피스

호스피스는 죽는 곳 아닌가요?

환자분 어느 정도 짐작은 하셨겠지만 제 생각에는 이제 더 이상의 항암치료는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이제부터는 적극적인 암치료는 안하고, 환자분을 고통 없이 편안하게 모시는 쪽으로 치료 방향을 바꾸려고 해요.”

선생님, 제발 안 아프게만 해주세요.”

. 잘 알겠습니다. 그래서 말씀 드리는 건데, 호스피스를 연계해 드릴까 합니다.”

호스피스요? 싫어요. 호스피스는 죽는 곳 아닌가요? 아직 죽고 싶지 않으니까 호스피스는 싫어요.”

말기가 되어 임종을 준비하는 시기가 되어 환자분과 보호자 분들에게 호스피스를 권하면 호스피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음을 느끼게 된다. 호스피스는 죽으러 가는 곳이고 거기 가면 다 죽는다는 식이다.

호스피스는 완치를 위한 치료가 더 이상 환자에게 아무 의미가 없으며 환자의 기대 여명 역시 수개월 이내 일 때로 예상될 때, 환자와 그 가족들이 질병의 마지막 과정과 사별기간에 접하게 될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공되는 전인적인 의료를 말한다. 호스피스는 암이 진행되어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환자와 그 가족의 희망에 따라 전인적인 배려를 하는 곳이다. 암이 진행되면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죽음은 치료의 실패가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호스피스의 주된 역할 중 하나이다. 즉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고통 없이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편안하게 임종을 맞일 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는 것이 호스피스이다.

이를 위해 적절한 자격을 가진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등 전문인력이 호스피스 진료 팀을 이룬다. 호스피스는 단순한 '사회 봉사 활동', 혹은 '간병', ‘선교활동’, '노인 요양' 이 아니다. 호스피스는 의료와 사회 복지, 과학과 철학의 영역을 모두 포함하는 매우 포괄적이고 전문적인 의료의 영역이다

Posted by 김범석 bhum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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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으니 집 근처 병원으로 가세요

임종과 호스피스 : 2008/02/22 09:37
Tag 말기암환자, 호스피스

이제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으니 집 근처 병원으로 가세요

환자나 보호자들이 가장 듣기 두려워하는 말이 무엇일까?

아마도 담당의사가 하는 이 말이 아닐까 싶다.

이제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으니 집 근처 병원으로 가세요.”

더 이상 해줄 것이 없으니 병원에서 나가고 집에 가서 맛있는 것이나 잡수시면서 죽을 준비 하라는 말. 참 무서운 말이다. 암이라는 큰 병을 진단받고 열심히 투병생활 하면서 의사선생님들이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그 결과 듣게 되는 소리가 더 이상 해줄 것 없으니 가라는 말이라면 허무하다 못해 억울하고 원통하기까지 하다. 아마도 처음 암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보다 더 이상 할 것 없으니 집에 가라는 말을 들을 때에 더 큰 충격을 받는 듯싶다. 의사가 이 말을 하는 의도와 환자가 이 말을 받아들이는 의미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환자는 이제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으니 집 근처 병원으로 가세요.” 라는 말을

1) 이제 더 이상 희망이 없다.

2) 아무 치료도 안 할 것이다.

3) 죽을 준비를 하라

의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자꾸 기력이 떨어지고 있던 터라 어느 정도는 짐작을 하고 있었던 상태였지만, 자신의 상태가 이렇게 까지 안 좋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 받고 나면 어떤 환자던지 심리적인 공황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여태까지 의사들이 하라는 대로 다 치료 받았는데 의사들이 갑자기 자신을 버리는 것 같아 의사에 대한 분노의 감정 마저 일으키게 된다.

반면 의사는 이제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으니 집 근처 병원으로 가세요.”라는 말을

1)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암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가 더 이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그렇다고 해서 진통제 수액 주사 등 기본적인 치료 마저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3) 우리 병원에서는 병상이 모자라서 임종 때까지 입원 치료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라는 의미로 하게 된다.

의사와 환자간에 같은 말을 두고 서로 다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다는 의사의 말은 암에 대해 해줄 것이 없다는 것이지 진통제나 산소, 수액 등 기본적인 치료 조차 해줄 수 없다는 말이 아니다. 이점을 이해하고 의사들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집 근처 병원으로 가라고 말하는 것은 대학병원의 특수성 때문이지 환자를 일부러 쫓아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암환자들은 서울의 큰 병원으로 몰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큰 병원들은 병상수가 모자란다. 계속 치료 받던 병원이니 그 병원에 계속 입원하여 임종할 때까지 입원치료 받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항암치료를 중단한 말기 암환자가 병실에 계속 있게 되면 다른 암환자들이 입원을 못하게 된다. 병실은 한정되어있고, 환자는 많기 때문이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다섯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모두다 소중한 내 환자들인데, 말기 환자로 인해 적극적으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할 다른 환자들이 치료를 못 받게 된다면 무척 답답하게 된다. 매정하다는 소리를 듣게 되더라도 다른 암환자들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게 된다.

여태까지 그 병원에서 계속 항암치료 받았으니 임종관리와 호스피스까지 그 병원에서 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입원실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생판 모르는 집근처 병원으로 가라고 하면 환자와 보호자들의 입장에서는 불안한 것은 둘째 치고 배신감 마저 느끼게 된다. 이점에 대해서는 의료제도와 병원시설의 문제이니 환자분들과 보호자 분들에게 조금만 양해를 구하고 싶다.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심하지 않거나 호스피스 지역 요양병원이 잘 갖추어져 있으면 이런 문제가 안 생기는데, 현재 우리나라 현실상 여건이 좋지 않다. 그 피해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돌아간다.

Posted by 김범석 bhum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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