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R
DNR은 Do Not Resuscitation의 약자이다. 직역하면 ‘소생하지 말라’는 뜻으로 심장과 폐가 멎었을 때 심폐소생술 (CPR)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환자의 심장과 폐가 멎어도 얼마 안 되었을 때에는 심폐소생술을 통해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으로써 심장과 폐를 돌아오게 할 수 있다. 심폐소생술은 건강했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을 때 사람을 살리는 중요한 의료기술이다.
하지만 말기 암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암이 진행하면서 심폐정지가 생기고 임종을 맞이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심폐소생술로 심장과 폐를 일시적으로 돌아오게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암이 좋아지지 않으면 결국에는 얼마 못 가서 다시 심폐정지가 오게 된다.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갈비뼈가 여러 개 부러지고, 전기 충격이 가해지고, 인공호흡기가 달리는 엄청난 고통을 겪으면서도 고통스러운 시간만 연장하다가 종국에는 얼마 못 가서 임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고통 없이 인간답게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서가 바로 DNR이다. DNR은 단순히 심폐소생술을 하지 말아달라는 의미가 아니다. DNR의 숨어있는 진짜 의미는 존엄한 임종을 맞게 해 달라는 것이다.
나는 임종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가족들에게 DNR을 권유한다. 담당의사가 DNR을 권유하면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그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나, 일부 보호자들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DNR을 ‘환자에 대한 포기’, ‘환자에 대해 최선을 다하지 않음’으로 인식해서 그렇다. DNR은 무의미한 소생을 하지 말고 조용하고 안락한 임종을 라는 것이지 안락사와는 전혀 다른 의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