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릴 것인가 말 것인가 (1)
보호자이야기 :
2007/11/03 08:46
저희 아버지 상황이 많이 안 좋으시죠? 저한테는 솔직히 말해주셔도 됩니다.
첫 항암치료를 앞두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아무래도 더 신경이 쓰인다.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은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얼굴 한구석에는 미쳐 숨기지 못한 불안감이 보이기 마련이다.
“내일부터 항암치료 시작하겠습니다. 남들도 다 잘 받는 치료니까 너무 걱정 마시고, 푹 쉬세요. 내일 뵐께요. 안녕히 계세요.”
병실 회진을 돌면서 되도록 편안한 얼굴로 환자들을 안심시켜주고 병실 밖으로 나오면, 어김없이, 뒤통수에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저기요. 선생님… 잠깐만요”
“무슨 일이시죠?”
“아까 저희 아버지 계신 자리여서 정확히 못 물어 봤는데요.”
많은 보호자들이 이러면서 말을 꺼낸다.
아니면 외래에서 이런 경우도 있다.
“아버지 잠깐만 바깥에 먼저 나가계세요.”
보호자가 환자를 진료실에서 쫓아내고 나면
“선생님, 저희 아버지 상황이 많이 안 좋으시죠? 저한테는 솔직히 말해주셔도 됩니다.”
아직도 많은 보호자들이 이러면서 말을 꺼낸다.
이들의 논리는 이러하다.
첫째, 암이라니까 상황이 매우 안 좋을 것이다.
둘째, 의사는 환자를 앞에 두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환자 본인이 모든 것을 다 알게 되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넷째, 나는 자식이니까 모든 상황을 알아야겠다.
글쎄.. 과연 그럴까? 여기에 대해 하나 하나 생각해보자.


